[5귀절 금강경 30-5]제30분. 둘이 하나되는 이치: 내 눈에 드러나는 모습, 단멸상에 빠지지 말자
우리들의 생각이나 경험으로는 동산이라 하면 정말 그 산에 동산이라 할 실체가 있는 줄 착각하고, 그걸 동산이라 할 수가 없고 ‘공하다’고 하면, 그 산은 아무 것도 '아니다' '없는 거다'. 그런데 왜 눈에 보이는가 공한데? 이렇게 생각을 한다. 이것이 단멸상에 빠진 것이다. 동쪽에 가면 서산이라 하고, 서쪽으로 가면 동산이라 부른다. 그러한 시간과 공간, 그러한 조건 그러한 인연에서 그렇게 이름한다. 이것이 색이 공하고, 공이 색한 도리이다.
드러난 현상은 실체가 있는 것 같지만, 살펴보면 실체가 없이 텅 비어 있고, 텅 비어 있어서 아무 것도 없는 줄 알지만, 거기로부터 갖가지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 부처님은 위의적정한 고요 속에 계시지만,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간 것도 아니고 온 것도 아닌 제법이 공한 적정한 경지에 있다. 드러난 현상만을 보고 말해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단멸상에 떨어져, 없다하는 생각에 떨어져 봐도 안된다.
우리의 의식은 바깥 세계의 영향을 받아서 이루어진 것이다. 김치를 좋아 하고, 무엇을, 어떤 모양을, 어떤 소리를 좋아 하는 것이 모두 그렇다. 그러한 조건이, 그러한 인연이 그러한 것을 만든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어떤 환경과 조건, 그리고 존재가 우리의 의식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우리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바깥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나, 즉 나의 의식을 중심에 놓고 세계를 보면, 세계의 모양이 마치 내가 보는 것이 실제의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그렇지 않은 것을 깨달아 버리면 이 의식이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될 수가 있다. 우리의 의식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도 맞고, 우리들의 의식이 환경의 영향을 안 받는다는 말도 맞다. 그런데 일부 사회학자들은 의식이 환경을 떠나서 독자적으로 존재한다고 하여 정신과 영혼을 만들어 냈다.
의식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형성되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한 가지만 가지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환경에서 의식이 형성되어진 사람은 자본주의적 시각을 가질 수가 없어야 하는데, 날 때부터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란 사람도 자본주의적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본다. 그러니까 의식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도 맞지만 의식이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형성된 의식은 다시 환경을 개선하고, 거기에 주체적으로 대응한다. 이런 사실을 의식이 깨닫게 되면, 주체적 대응이 가능해지고, 깨닫지 못하면 절대적으로 종속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의식의 독립성을 주장하거나 의식의 종속성 만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한 단면 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둘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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