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은 몸에 익은 경험들도 있지만, 새롭고 어색한 경험도 있다. 삶이 어떻게 펼쳐지는지에 상관없이 현재의 경험에 동의함으로써 마음 안에서 충분히 표현되고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어제 저녁 외손자와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나를 함부로 막 대하는 아이를 두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현장을 떠나버렸다. 손자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갑자기 울먹거리며 엄마를 찾아가 할아버지가 함께 놀아주지 않아서 섭섭해서 눈물이 난다고 했단다.
누가 나를 함부로 막 대하려는 상황을 그냥 넘기면 앞으로 계속 점점더 그런 일이 심해지게 된다. 그럴 때는 상대에 관계없이 가차없이 "노!"라고 강하게 나의 의사를 전달해야 미래에 나 자신을 보호할 현명한 한계선을 그려놓게 된다.
물론 어떤 경우에서건 상대가 받을 두려움, 화, 상처의 경험에 대해 자세하게 다독이고 설명을 해주어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부정적 감정과 생각들이 저절로 사라지도록 기꺼이 인정하고 수용하는 내적 훈련이 가능하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경험들을 긍정적 방향으로 인정하는 것이 언제나 현명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만약 내가 어릴 적 입은 정신적 외상의 경험에 바탕을 둔 두려움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
조건 없는 친절한 사랑의 경험을 마주하는 특정 순간에 균형감각이나 회복 탄력성이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현재의 마음 속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거나 수용하게 되면 끝없는 두려움의 연쇄반응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주위 가까운 사람의 위안을 구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준비된 약물 등으로 흥분된 두려움의 감정을 누그려뜨리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당분간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노'라고 말하고, 심리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만 받아들이면 된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는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완주에 대한 걱정이 심해질 때 마음 속으로 부드럽게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라거나 "지난 번 어느 대회에서도 멋지게 잘해냈던 적인 있지"라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안정시킬 수 있다.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해 마음 속으로 혹은 부드럽게 혼잣 소리로 "괜찮아"라거나 "충분히 할 수 있어"라고 속삭일 수 있다. 나는 힘들 때는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마음 속으로 합장하고 절을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나의 내면의 자유스러움을 붙잡아 유연성을 빼앗고 굳어지게 만드는 불안이나 화, 혹은 죄의식 같은 부정적 감정의 이미지나 제스처에 대해 진정하게 마음을 열고 수용과 배려의 의미로 절을 하는 상상을 하면 회피 감정이 이완되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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