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0-12]제30분. 둘이 하나 되는 이치: 내가 싫은 것은 다른 사람도 싫어한다
"마음 속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흘러가는 그대로 내버려두라"고 하는데, 막상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화를 표현하지 않고 마음 속에 담아둔다고 해서 마음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화가 일어나는 그 마음의 뿌리가 바로 나 자신의 기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면 저절로 조절이 가능해진다. 나 자신의 기준에 따라 눈 앞의 현상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를 잘 모르면 참는 것이 좋을지 그냥 기분대로 해대는 것이 좋을지 궁리하는데 머리만 더 피곤해질 뿐이다. 즉 인연의 이치를 볼 수 있는 마음의 공부가 중요한 것이다.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맞으면 "맞아" "옳아"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의 삶이다. 나 자신만의 관념에 빠져있는 전도된 생각을 돌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람은 괜찮은데, 문제가 좀 있지" 같은 말은 하지 말자. 괜찮은 사람이면 당연히 문제도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나는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있어'라고 자신의 기준을 나타내는 것과 똑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항상 사물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성숙하는 과정이다. 서로가 놓인 위치에서 서로의 관계를 더 중요시해야 한다.
씨앗이 다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껍질을 벗고 씨눈에서 새싹이 자라나올 수 있어야 한다. 예쁜 씨앗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 간수하면 오히려 속이 썩어 씨눈 자체가 죽어버릴 수도 있다. '미운 일곱살'이라거나 '사춘기의 반항'도 같은 이치다. 바로 자아가 형성되고, 자신의 존재감이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새로운 자신을 위해 발돋움하려는 에너지의 발산의 일종이다.
누가 나를 간섭하면 기분이 좋지 않는 것이 당연하듯이 나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싫은 것은 다른 사람도 싫을 것이 당연하므로 함부로 다른 사람, 비록 상대가 가족이나 자녀들이라도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신경쓰면 기분 나빠하면서 자식이 며느리에게 잘해주면 섭섭해하는 것도 똑같은 어리석은 마음의 탓이다. 남편과 시어머니, 아내와 장모 사이처럼 부모 자식간의 깊은 정을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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