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아암대회조직위원들의 번개모임이 있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믿을 만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헤어지기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무리 헤어지기 싫더라도 헤어져야 또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
내가 편하려면 먼저 상대를 편하게 해주어여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그렇게 하기 힘들 때가 있다. 특히 술 한 잔 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가 그렇다. 그런데 나는 확실한 기준이 있다. 원 모임이 끝나면 그 뒤 코스는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라는 거다.
살아가는 과정이 항상 다른 사람에게 무대를 내어주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우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해주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어두운 밤길에 해드램프를 켜고 달리는 것은 나의 길을 밝히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나의 존재를 알려 서로 부딪치지 않게 하는 이치와 같다.
봄에 씨를 뿌리면 싹이 트고 자라면서 꽃이 피고 여름에 영글어 가을에 수확하게 된다. 식물에 꽃이 피면 벌들이 모여 꿀을 가져가는 대신에 씨방에 수정을 하게 해준다. 그런데 벌들이 꿀을 다 가져가면 내가 뿌린 씨앗은 맛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꿀을 찾아 꽃으로 몰려오는 벌들을 다 쫓아내면 내가 뿌린 씨앗은 살아있지만 꽃가루받이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수정이 안되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식물의 꽃에서 벌이 꿀을 가져가는 것은 밤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는 것처럼 벌과 식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술자리도 똑같은 역할을 한다. 벌을 쫓아내면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벌들이 들끓는다고 해서 더 많은 열매가 맺히는 것도 아니다. 항상 정해진 순리대로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하게 된다.
내가 편하려면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해주여야 한다는 이치가 바로 그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 더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세상이다. 그래서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는 말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헤아려주면 콩 심은 데서는 콩이 나게 마련이다.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면 상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줄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상살이 이치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든 나를 도우려고 할 것이다.
"매화의 향기는 추위 속에서 더 짙어진다"는 옛 말처럼 살아가면서 주위에 배려하는 나의 작은 배려와 친절에 진정으로 감동하고 감사해서 고맙다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 만큼 세상은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곳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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