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구나 지난 삶 속에서 밝히고 싶지 않는 어떤 것들이 있다. 어떤 기억들은 바로 보고 인정하기 싫어하는 그림자 같은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춰내서 인정해야 하는 어떤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나의 무의식 속에는 내가 스스로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것들이 모두 감추어져 있다. 그런 것들을 세상에 들어내고 인정하는 대신에 세상의 잘못된 것으로 규탄하면서 세상 속의 잘못과 싸우는 일이 나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떤 일이나 공동체의 흥망성쇠에 대해 실제로 관여한 것은 거의 없으면서 그 일이나 공동체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밖으로 내세우기는 쉽다. 그러나 잘 나갈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잘못되었을 때의 책임에 대해서는 결사적으로 자신의 것이 아니라 변호한다.
실제로는 자신의 내면에 그런 생각과 충동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다. 생각과 충동은 인정하는 순간 조용해지고, 일단 조용해지면 더 이상 그 생각과 충동에 무의식적으로 휘둘리지 않게 된다.
내면 깊숙이 있는 미지의 것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잘 살펴볼 때의 긴장을 풀기 위해 나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휘파람을 분다. 예전에 어머님은 은유적 유머로 그런 과정을 거쳐나갔던 것으로 요즘에서 생각이 된다.
일단 내면의 의식을 잘 살펴보고 숨기고 싶은 것을 발견하면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불안감의 원천으로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그림자는 소위 나의 자존심이라 칭하는 것들과 연게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그런 정체성의 부정적 그림자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그런 생각과 충동에 대한 불안감 그 자체다. 일단 나의 그림자와 친해지면 더 이상 나의 불안감을 세상에 투사할 필요가 없어져 불안이 신속하게 사라진다.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텔레비젼 드라마들은 항상 세속적인 온갖 형태의 아수라장을 다루고 있다. 화면에는 드러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우리의 마음이나 정신 속에 금지되어 있는 무의식의 환상을 담고 있다.
나의 마음이라는 텔레비젼 화면에 나오는 동일한 드라마를 잘 살펴보고 그런 드라마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알고자 한다면, 이런 오락이 갖는 매력은 사라진다. 나의 불안이 담긴 내용을 인정하면 범죄와 폭력, 무서운 재앙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진다.
누구나 마음 속으로 불안과 관련된 생각과 상상을 할 수 있으며, 그런 감정을 상징으로 표현한다. 범죄자들을 바라볼 때 그 사람들 어떻게 하고 싶은지 내면 깊숙이 떠오르는 생각을 솔직하게 상상해 보자. 그럴 때 휘파람을 불면 그런 마음 자체가 그저 웃길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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