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일차적으로 모방을 바탕으로 유지 발전하게 된다. 모방은 창조나 혁신보다 소비와 사치, 그리고 낭비적인 요소가 더 많이 있다. 행동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번 돈은 쉽게 쓰여지는 이유다.
어릴 적부터 사치와 낭비를 스스로 통제하는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그것은 부모이 분수를 지키면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생활 자세를 보여주는 데서 시작된다. 돈 있고 권력 있으면 그만이라는 금권만능주의 자세로는 안 된다.
요즘의 외모나 형식에 관심이 집중되는 생활풍조는 삶의 내용이나 본질에의 접근을 소홀하게 만들고 있다. 마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제도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자본주의의 정신이 제대로 수용되어야 빛을 발하게 되는 것과 같다.
경제 개발 시대에 선진국들의 제도는 충실히 모방하면서도 '빨리 빨리' 결과를 내려는 조급함 때문에 그 제도의 핵심이 되는 금욕정신, 공명정대함, 직업에 대한 소명감, 윤리적 선이나 생활의 합리화 같은 자본주의 정신을 받아들여 내면화하는데 실패했다.
정신적 바탕의 구축 없이 제도나 기능만 모방하다 보니까 독과점, 지하경제, 탈세, 타락한 권력 같은 비리가 자라나게 되었다. 부유할지라도 허세나 과시를 하지 않고 검소하게 분수에 맞게 안빈낙도를 즐기며 살아가던 선비 정신이 사라지게 되었다.
물질적으로 어렵지만 마음만은 평화롭고 풍요로웠던 멋과 슬기를 자랑하던 삶의 자세가 사라지고, 외래의 가치관이나 생활 풍조를 취사선택 없이 무조건 모방하게 되면서 우리의 미풍양속을 점점 더 많이 잃어버리고 있다.
모방은 인간 본연의 심성이다. 개인이나 공동체를 불문하고 나와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보고 자발적이든 타율적이든 유사한 생각과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자주적으로 판단하고 모방하는가이다.
단기간에 확 퍼졌다가 사라지는 사고방식과 생활태도, 가치관과 이념 등의 유행과는 달리 모방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가장 큰 전제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재의 현실적 조건 사이의 조화와 조정이다.
그래야 외래의 문물이나 제도가 전통처럼 토착화되고 내면화될 수 있게 된다. 그런 내면화를 통해 자의식이 확립되어야 정체성이 확립되고 비로소 개성이 생기고,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 당면한 문제들은 모두다 깊은 자기 성찰을 통해 모방으로부터 창조에로의 전환이 자율적으로 모색하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자세 변화없이 말로만 외치는 창조와 국민복지는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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