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달린다고 하는 것은 정해진 목적이 아니라 목적하는 바 없이 그냥 내키는 대로 달려가는 행동이라는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 그만큼 달리기는 자유롭다. 어떤 길을 따라 달리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달리기에 관한 주제를 놓고 멋진 대화를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도 멋진 하늘과 맑은 구름과 아르다운 꽃과 나무를 보며 이런 것이 바로 달리기의 의미라고 느꼈지만 대화에는 내놓지 않으니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달리기는 길에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해도 앞서 달려간 사람들의 족적을 느낀다.
달리면서 그냥 자연 속의 내 삶의 정취를 느끼듯이, 인생살이도 그저 나 자신과의 마음의 약속이 많은 것이라 혼자 가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듯 자연 속의 순박한 생활을 스스로 만들고 살아갈 수 있다.
무엇이 내가 살아가는 신념 체계이고 무엇이 종교가 있는 까닭인가? 결국은 내가 혼자 자유롭게 아무 길이나 마음이 흡족할 때까지 달려가듯이 자연의 뜻 그대로 순순한 마음으로 따르고 아무 걱정 없이 사는 삶이 곧 우리 모두의 바램이 아닐까?
모든 지도자나 운동가들은 국민들의 삶을 이롭게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 공직을 위해 공부에 정진하거나 정치에 뜻을 두고 허리 굽혀 진심을 호소한 사람들이 생사화복이라는 가치를 마주하고 손발을 다 드러내어서야 말이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의 언행 불일치의 수준과 행태를 보노라면 작은 시골 동네에 할일 없이 사는 사람이라도 가지고 있을 법한 보잘 것 없는 부귀영화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보다 더하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못하게 된다.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들의 욕망과 집착이 오히려 훨씬 더 적기 때문에 소박한 가운데서도 더 큰 행복과 깨달음을 얻기가 더 쉽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한 생각과 행동이 서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릴 적 놀이에 빠져 숙제하고 나무하는 등 할 일을 하지 않고 눈이 오는 데도 밖에서 놀다가 늦게 집에 들어와 혼나던 생각을 하면, 나도 내 아이들이 할 일을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면 야단을 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옳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황량한 동네 앞 겨울 들판에서 조그만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웃으며 뛰놀던 상상을 하면 지금도 그런 장면 자체가 멋진 하나의 에술품이며, 아무 걱정 없는 아이들에게 전원의 정취가 충만한 삶은 얼마나 큰 즐거움이었을까 생각한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나이들수록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세상의 불우함과 고통의 길에서 운좋게 벗어나게 되면서 이기적 교활함이 완전히 사라지고 온전히 삶의 순수함을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며서 인간 본연의 순박함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따뜻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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