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꿈을 꾼다. 그런 꿈 속에는 단순히 미래를 예견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상기시키고 묘사하면서 과거도 다시 불러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기억하고 내 존재를 향해 나 자신을 열기도 한다.
세상이 아니라 세상 속에 존재하는 나를 위해 내 마음을 열면서 몸과 같은 세상과 마음과 같은 내가 서로 연결되면서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세상과의 깊은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나의 단전에서 자라나온 연기적 존재가 나와 세상을 연결하게 된다.
차이와 연결의 동시성, 분리와 결합의 동시성이 꿈 속에서 어떤 이미지로 나타나 자기 연민 대신에 관계성을 꿈꾸고, 자아는 본래부터 이어진 연기성 존재로 세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아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맞게 되는 삶의 원초적 고통과 그로 인한 어릴 적의 자기 학대의 표상인 금욕적 삶과 현재의 정신적 고통인 자기 증오까지 고통이란 깨달음으로 가는 여정일 수 있으며, 현재의 부서진 내 존재의 일부는 그 안에 전체성을 담고 있다.
사회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개인적인 고통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기억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그런 고통이 과거와 연결되고, 그로 인한 분노의 감정도 있을 수 있고, 그런 감정의 위험함도 함께 알고 걱정한다.
살다보면 어릴적 돌아가신 아버님을 그리워할 때도 있고 원망할 때도 있었다. 그런 고통 자체가 결국에는 나에게로 돌아오고, 나만 부서지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허무감에 빠지고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지내기도 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분노와 고통, 절망의 감정들은 내 안에 본래부터 있던 아버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아버님이 떠나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도 함께 가져가신 것이 아니라 예전 기억 속에서 보면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음을 본다.
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그 사랑은 단지 한두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겠지만, 사람들이 나를 실망시키더라도 사랑하는 능력은 거기 그대로 나의 내면에 남아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의 마음 속에 있는 아버지의 사랑에 감사할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자기 이미지'에 사로잡혀 정말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차단되어 있다고 느끼는 한, 나는 내가 짐작만할 수 있을 뿐인 어떤 정체성에 스스로를 묶어놓게 될 뿐이다.
그런 사실을 이해하면서 나는 나 자신의 트라우마를 앓았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삶에서 떼어놓지 않았으며, 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트라우마로 인해 망가지기 이전의 나 자신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나만의 상대적 박탈감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진리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나라는 존재가 본래부터 갖고 있던 연기적 기반으로 돌아가거나, 적어도 그런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했다.
내면의 상처와 싸우거나 그것을 밀쳐내지 않음으로서 나 혼자 내팽개쳐졌다는 기분에서 빠지지 않게 되고, 그냥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섞이며 쉼으로써 나에게 결핍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바로 그 나 자신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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