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아암환우돕기 2015행복트ㅜ레일런축제가 있었다. 대모산-구룡산-청계산-인능산을 이어서 달리는 멋진 자연과 나의 합일을 느끼는 멋진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에서는 나의 본성이 바로 세상의 철학적 근본이고 최고의 존재다.
우주 천지간에 나보다 더 권위있는 존재는 없다. 선은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하지만,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린 뒤 얻게 되는 세상 이치와 하나로 융합된 나 또한 궁극적으로는 여전히 자아 의식를 갖추고 있으며 정신의 본체가 된다.
산과 강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바로 나 자신이다. 왜냐하면 내가 있음으로 존재의 정의와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선을 수행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기도 하면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되는 이유다.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달리면서 자연과 내가 하나로 합일된 느낌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번잡한 세상을 굽어보면서 넒은 마음과 장대한 기상 그리고 고요한 태도를 의연히 유지하는 법을 질문하고 배우는 시간이다.
물은 자연 속에 있으면 항상 변화하지만 물병 속에 있으면 고요하고 안정되고 물결이 일지 않고, 하늘에 가득한 구름은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자유롭다. 있는 모습 그대로 편안하게 자연에 순응하고 나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도라는 것이다.
구름과 물은 원래가 하나의 물리적 구조이다.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 것은 아무런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마음대로 모였다 흩어지는 모습을 말한다. 물병 속의 물은 반대로 갇혀있으며 자유를 구속 당한다.
선에서 말하는 '도'나 '깨달음'도 원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면서도 한 순간에 갇혀버리는 병이 될 수가 있다. 조용한 산길을 유유자적하게 달리면서 오로지 삶 그 자체가 중요하지 겉만 화련한 생황 태도와 방식에는 관심이 없어진다.
산 능선에 올라서면 나무 잎과 구름에 가려져 있던 따뜻한 햇살이 본 모습을 나타내듯이 무심무욕한 상태에서 달리기에만 심취하게 될 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비로소 집착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세상을 직접 살아보면 소문으로만 듣던 대로 즐겁거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서 기분이 상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귀에 들리는 소리만 중요하게 여기고, 눈으로 보이는 것은 소홀하게 여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생을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보거나 매 한 가지다. 귀로 듣던 것과 다르면 눈으로 보이는 것으로 증거를 삼을 것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세상을 향해 열리게 되고, 삶의 태도가 변화하게 된다. 달리기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가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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