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사실을 믿는 확신과 자기애는 자부심의 원천이 된다. 그런 자부심은 엄밀히 말해서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아무리 자부심이 높더라도 예의가 없어서 스스로의 인격을 깍아내리기도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그런 사랑이 실제 나 자신의 모습으로 정당화되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 그들의 감정을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편하게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큰 결점이 아닐 수 없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던지 자신감이 넘치고 여유가 있다. 이유는 자신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깨우쳐줄 사람이 필요하지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사실을 심어줄 필요도 없다.
다른 사람의 존경이나 과찬보다 자존감이 언제나 훨씬 더 낫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 강한 인상을 남기려 늘 애쓰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부족한 자존감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호의적 시선을 의식하지도 못한다.
가치 충만한 사람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쉼 없이 감시하거나 호의적인 인상을 남기려 애쓰지 않는 편이다. 유명인의 이름을 들먹이지도, 다른 사람의 관심을 애써 끌려 하지도 않는다. 이런 지고한 무심함과 여유를 보이면서 노력없이도 완벽한 예의를 갖춘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욕구와 감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예의를 갖추는 방식이다. 예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사회라는 조직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 실수하지 않게 해주는 정교한 장치다.
예의는 인생 전체를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주지만, 언제나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마다 필요하다.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은 신중하라는 것이다. 이 규범을 지켜서 잘못된 사람도 없고 실패할 일도 절대로 없다.
다른 사람이 새로운 상황 앞에 어찌할 줄 몰라 충동적으로나 방어적으로 대응하며 우왕좌왕할 때, 자부심이 높고 이성적인 사람들은 신중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건 솔직하고 안심시켜주는 말과 행동이 필요한 이유다.
내가 혹시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한 번 생각해보자. 난처한 만남을 피하기 위해 못 본 체할 것인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웃으며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좋은 말을 해주면 된다.
그런 상대에게 일어난 난처한 일을 모르는 척 가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유감을 표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음을 말하면 된다. 이것이 신중한 표현이다. 이것으로 상대는 충분히 안심을 하고 위안을 받을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깁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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