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자들의 노는 모습을 본다. 무언가에 집중하다가 혼자 웃기도 하고 또 울기도 한다. 이런 동심은 거짓이 없는 순진 그 자체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본래의 마음이 바로 동심이다.
어린 아이가 동심을 잃어버리고 어른처럼 말하고 행동한다면 어린이의 아름다움이 없어지고 진심을 잃어버리고 인간성도 잃어버린 어른과 같은 모습이 된다. 어릴 때의 슬픔과 행복은 모두 뜨거운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웃거나 울거나 대개 까닭 없이 생겨나고 설명하려 해도 이유가 없다. 어린이의 마음에는 한 점의 거짓이나 조작이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웃음만 나오는 행동이 적지 않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그 나름으로 진실된 삶이고, 인생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한 기대의 표현이다. 세상과 주위 자연과의 조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천진난만하고 거짓 없던 동심이 나이가 들면서 되레 현실 세상에 의해 훼손되고, 장성할수록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고 수지타산을 꼼꼼히 따지게 된다. 그러면서 터무니 없는 생각과 간사한 마음 같은 순진함이 사라진 어두운 색깔로 변하게 된다.
어른들이 말하는 성숙한다거나 성장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이런 세상의 명성과 이익을 쫓고 사회의 억압에 굴복하는 현상을 말하고 있다. 한 번씩 꿈 속에서 반짝이는 어릴 때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며 그런 동심이 남아 있음에 놀라워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에 잠겨있는 동심의 존재를 아끼고 그리워한다. 거게에는 인간 본연의 인성이 생겨나고 사회의 억압을 없애자는 욕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방향이 결국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모아진다.
사람들은 특별히 해줄 말이 없을 때, '매사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작은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쌀이 밥이 되고, 밥이 술로 숙성되듯이 솔직하고 성실하며 진실한 삶 또한 나의 인간성을 숙성시키는 소재일 뿐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는 것은 결국 어느 정도의 근심의 근원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에 인간관계에서 애정이 전혀 없으면 그 관계는 단조롭고 무미건조할 것이고 견디기도 힘들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가까운 듯하지만 멀고, 먼 듯하면서도 가깝다. 애정에 너무 집착하면 멀어지고, 나와 그림자처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수록 아름다움과 정신적 기쁨이 더 커지게 된다. 인간관계는 그림자처럼 담백하고 편안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