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1-4]제31분. 알았다는 생각을 내지 마라 : 마음으로 짓는 것은 모두 허상이다.
부처의 본질은 무엇일까? 불교는 일상사에서 말과 행동을 그대로 일치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 내부는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말은 이렇게 저렇게 하더라도 마음은 항상 고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씀인 논어에 보면 덕(德)은 중용(中庸)이요, 중화(中和)가 바로 덕(德)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중화일까?
주희라는 사람이 말하길 세상에는 희로애락이 있지만, '마음 속에 희노애락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 했다. 즉 감정이 없는 상태가 德이라는 말이다. 내 마음 속에서 이는 파동인 감정은 사적인 것이니까 그것을 여의고 매사 공평정대하고 마음 속이 고요한 사람이 덕이 있는 군자이며, 불교에서는 깨달은 사람이라고 한다.
조그마한 말에 삐치거나 화를 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은 감정에 치우지는 소인배인 것이다. 깨달음을 얻으려는 사람은 응당 모든 사물의 진실을 이렇게 보고, 믿고, 알면서도 안다는 상, 즉 말의 뜻에 유혹되어 무언가 진리를 알고 있다는 마음을 내지말아야 하며, 그런 마음을 내는 것도 병이라는 말이다.
모든 것은 내 마음이 지은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짓는 모든 것은 거울에 비친 허상처럼 진실이 아니고 허망한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안다고 이러니 저러니, 없는 것도 없고, 없다는 것도 없다는 등의 별 별 희안한 말들을 다하지만 결국 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그런 것은 모두 한낫 백일몽처럼 헛된 것일 뿐이다.
마음이 짓는 것, 즉 생각으로 알게 되는 모든 것으로 진실을 보고 문제의 답이나 의미를 보려고 해서는 안되며, 가능하지도 않다. 마음이 텅 비고, 생각이 아무 것도 없을 때 답이 튀어나오는 것인데, 빈 것에다가 아는 것을 잔뜩 채워놓고, 그런 허망한 것들을 붙들고 아직도 경계에 얽매여 있는데 어떻게 진실이 보이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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