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로서 일생의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삶과 세상에 대한 바른 견해를 가지는 것이다. 이것은 나란 존재와 그로 인한 삶의 고통, 즉 일상의 괴로움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되어 있다.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완전한 도피라는 것에 사로잡히는 경향들이 있는 듯하다. 일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 속으로 출가를 하거나 숲 속에서 명상 수행을 하는 것이 권장되던 시대도 있었다.
외부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의 삶의 괴로움은 인생살이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 항 수 있다. 비록 인정하는 것이 소극적인 적응으로 보일지라도 말이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잘되는 것처럼, 죽음이 나만은 건드리지 않을 것처럼, 침침하고 칙칙한 원초적 고통에 사로잡히지 않은 것처럼, 존재의 믿바닥에 놓인 견딜 수 없는 괴로움에서 벗어난 것처럼 행동한다.
괴로움은 인생살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 존재의 한 부분이다. 삶이라는 옷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나와 얽혀 있어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옷을 입지 않고 살아갈 수 없듯이 삶의 괴로움 또한 존재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
괴로움이 그 자체가 인생살이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세상을 바르게 보는 것이다. 그래야 나의 죽음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까지에도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 죽음과 관련되어 있는 한, 괴로움을 거쳐야만 출구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같은 갑작스러운 괴로움의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어야만 한다. 1~2년 안에 슬픔이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다섯 단계를 거쳐 괴로움을 극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슬픔에 꼭 끝이 있어야만 할까? 그럴 필요가 없다. 슬픔에는 결코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즉 하나의 고정된 상태가 아니므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믿을 이유도 없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를 책망할 필요는 더욱더 없다.
슬픔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다섯 단계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며, 나란 존재가 그러하듯 기복이 없으며 놀랄 정도로 살아 움직인다. 일례로 어린 시절의 희로애락의 감정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괴로움이 모두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서기억으로 이미 나의 일부이며, 감정에서 도망치지 않고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정상이라고 가정하지 않고 괴로움을 인정함으로써 인생에서 전진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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