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과정에서 근심 걱정 같은 상처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나 자신의 운명이며, 내 삶의 근본을 이루는 요소다. 이 거부할 수 없는 명확한 현실은 내 삶을 가로지르고, 나의 행복한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내 삶 전부를 뒤덮을 수도 있다.
상처는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우연한 현상이 아니며, 항상 삶의 현장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결국에는 사라지고 만다. 어떤 사람에게 상처가 더 강하고 더 끔찍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특정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상처는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것이나 나의 생명활동의 근본 바탕이다. 삶의 현장을 둘러싸고 휘몰아치고 혼란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적 상황에서는 어찌 할 수 없는 현상이다. 내가 만드는 체력적 에너지는 대부분 이런 취약함에 저항하는데 사용된다.
환경적으로 상대적인 취약함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직면하는 것은 오히려 유익하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삶의 현장에서 입에는 쓰지만 유익한 진리들을 유효적절하게 얻거나 사용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살아오면서 입은 상처들은 그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고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상처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때만 내면의 힘으로 스스로를 지켜갈 수 있게 된다.
삶의 과정에서 입는 상처들은 있는 그대로 그들을 수용할 수 있을 때만 견딜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반짝거리는 빛을 낼 수 있는 지혜가 될 수도 있다.그런 상처를 수용할 수 없다면 상처는 견뎌내기에 너무 힘든 장애가 된다.
아기가 태어나 푸근하고 편안한 부모와의 건강한 애착관계는 정서적인 편안함을 북돋움으로써 성인이 되어서도 무난한 삶과 인간관계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삶의 초기 몇 년간 부모와 잘 맞지 않아 상처가 남으면 예기치 않는 혼란을 겪기도 한다.
삶의 원초적 고통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게 마련이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인지능력이 갖춰지기 전에 일어난 고통스러운 경험들에서 기인해서 나의 삶의 과정에서 계속해서 상처를 주게 된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나를 공격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처를 행동화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정서적 스트레스나 경험은 나의 잠재 기억 속에 영원히 지속될 수 있으며, 그런 상처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오로지 나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삶의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그 고통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뚫고 나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 그 첫 시작이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의식하며 피하고 싶은 인생의 요소들에 맞설 때, 비로소 평안한 안식을 얻게 된다.
일상적인 자기 비판의 소모적 투쟁이 아니라 나 자신의 내면에 침잠하여 마음이 할 수 있는 상호협동적인 소통을 실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 삶의 고통은 회피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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