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불안하다. 아주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편이다. 대중들 앞에서 말을 할 때도 불안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 때도 불안하다. 65살이 넘은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살아가는 것이 불안하다면 사람들이 믿을까?
과연 내가 일상적인 걱정을 하기는 하고 있는걸까? 지금까지의 깨달음의 정도로는 불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것일까? 진정으로 깨닫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깨닫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깨달음은 내가 알던 모든 것이 새롭고, 부드럽고, 개방적이고,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깨달음은 어려움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이란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바로 생명의 회복이다.
세포의 핵이나 방사성 동위원소의 핵처럼 '나'라는 외로움의 핵에 놓여있는 알려지지 않은 무한한 존재의 회복, 부처님이 꿈 속에서 발견한 무의식의 기억 속에 잠겨있던 외상의 흔적 뿐만 아니라 아이-부모 관계의 핵심에 있는 존재의 연기성 같은 것이다.
엄마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아이의 분노를 다루는데 있어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식이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많은 것들, 특히 아이의 내면에 살아남아 있을 공격들 속을 아이와 함께 헤쳐 나가는 첫 번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성장발달에서 이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 하면 이때의 아기는 상대적으로 무력하여 이때 입은 상처는 정말로 쉽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도 사람인 이상 자신의 욕구가 있고, 그것에 대처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외상이 일어난다.
자비심으로 아기를 도와주는 엄마의 마음의 능력이 바로 부처의 마음이다. 죽음은 항상 다가오지만 어디서 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을 멈추기에 우리는 너무 무력하다. 그래서 죽음의 힘은 위협적이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죽음을 입에 올리기는 하지만, 죽음을 아는 것은 아니다. 죽음이라는 현실을 피하려는 가장 명확한 이유는 죽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내면에 있는 나를 안다. 나는 생각 너머에 있는 나를 직관으로 안다.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과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몹시 바쁘고 힘든 생활 속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것을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지만, 그것은 주관성으로 배경으로 항상 있다. 먹고 자고 운동하는 사적이고 즉흥적인 순간에 항상 그곳으로 되돌아 간다.
일상에서 '누가'가 아니라 '무엇'이 인지하고 있는지 찾아보자. 무엇이 인지하는지 찾을 수 없을지라도, 인지된 어떤 것은 거기에 그대로 있으며, 그것은 일종의 명정한 감정의 공간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죽음의 순간에도 지금과 같은 존재로 살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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