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육체의 메카니즘에 한정되어 있을까?
가루를 코로 흡입하는 보통의 코카인 마약과 달리 코카인을 베이킹파우더에 섞어 단단한 페이스트 고체 덩어리로 만들어 담배처럼 피워 연기를 마시는 크랙 코카인이라는 마약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코카인은 신경말단이 도파민을 재흡수하는 것을 방해하여 도취 상태를 유도한다. 그래서 크랙을 흡입한 사람은 환각제의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모든 다른 활동을 게을리해서 더 이상 먹지도 일하지도 자지도 않고 이런 인위적인 도취 상태에 그냥 머무르게 된다.
사실 도파민은 대부분의 쾌감에 포함되어 있다, 그 쾌감은 마약이나 담배, 혹은 성적 활동으로부터 초콜릿을 먹을 때도 생겨난다. 그러므로 나의 지각은 전적으로 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에 달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명상으로도 천연도파민이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마약에 의해 생겨나는 행복감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 겉으로만 행복해 보이는 고통이다. 그리고 끝없는 소외와 탐욕을 초래하고, 결국 고뇌와 억누를 수 없는 결핍감으로 끝나게 된다. 심리적으로 파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육체적으로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명상에 의한 평정과 행복은 어떤 외적 요인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유리하든 불리하든 삶의 사건에 흔들리지 않는다.
마약처럼 찰라적이기는 커녕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지고 굳건해진다. 마약처럼 인공낙원 안에 갇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활짝 열도록 인도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감과 평정심이 퍼져 전달될 수 있다. 의식은 기껏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읽어내는 재생장치나 기록원의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를 알아가는 능력이 있다.
의식은 일종의 흐름이며, 이런 흐름은 어떤 생에서 다름 생으로 운반되는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의 존재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기 존재의 과거 흔적은 간직하고 있다. 이런 의식은 의지가 육체에 허용된 심리적 한계 내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의식은 형상은 없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의식은 육체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육체 그 자체는 어떤 궁극적 실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완전히 비물질적인 의식과 의식이 일시적으로 결부된 육체 사이에는 상호작용이 있다. 의식의 흐름은 죽은 후에도 계속되며, 매번 태어나고 죽을 때마다 서로 다른 삶의 상태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육체화된 정신은 물질적 육체에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정신의 미세한 양상이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전달되는 의식의 연속체를 이루게 된다. 이 의식은 무(無)나 무생물에서는 생겨날 수 없으므로 의식의 연속체는 시작도 끝도 없고, 각 순간의 의식은 그것을 선행하는 순간의 의식에서 생겨나며 다음에 오는 순간의 의식을 결과로 가져온다. 물리학의 에너지 보존의 법칙처럼 의식 보존의 법칙이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존재에는 의직의 연속체 혹은 의식의 흐름이 있으며, 이것이 강물이 더럽혀지거나 정화되는 것과 똑같이 변형될 수 있다. 바로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그런 변형 과정 중에 일상적인 존재들의 혼동 상태에서 부처의 깨달음의 상태로 이행할 수 있는 것이다.
공부와 수행의 핵심은 생각과 감정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해소하고 광대한 마음 속에 그것들이 소멸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의 내용, 즉 감정을 촉발한 원인이나 정황에 집중하지 않고 그 감정의 근원을 캐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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