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 갑자기 벗어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한 번씩 매일의 삶에서 실패했을 때 나를 집어삼킬 실패의 느낌을 심각하게 걱정하면서 부글거리는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부정적 생각이나 느낌에 빠지면 긴장과 압박감에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그럴 때마다 책상 앞에 앉아 터질 듯한 불안한 생각과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면 폭발할 듯한 불안정한 갈망으로 인한 압박이 풀리기 시작하고 가슴 속 압박이 녹아내리고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텅빈 공간을 채우는 부드러움을 느낀다.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삶에서 얼마나 깊게 수용되고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성공에 대한 욕구가 펼쳐지는 경험을 자비로운 깨어있음으로 경청하면서, 그런 마음 속 긴장의 지배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진다.
해마다 이런 불안정함과 긴장과 압박의 힘든 고민을 거치면서 소아암환우돕기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때느끼는 황홀감을 잊을 수 없다. 그것은 내가 하나의 직업적 삶에서 이룬 꿈이기 때문이다.
소아암환우돕기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서의 진짜 승리는 성장하고 있는 내면의 자유다. 어린 환우들이 삶의 욕구와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도망치거나 그것들을 덮어버리지 않고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음을 배우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하여 불안과 판단이 일어날 때. 반사적으로 일시적인 회피 수단들로 몸을 돌리기보다 그런 나의 갈망에 대해 용서와 친절을 베풀 수 있게 된다.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일에 고통스런 애착이나 강박적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외로운 저녁을 헤쳐 나기기 위해 달콤한 초콜릿이나 가벼운 소설이나 소주 한 잔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속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대개는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지배력이 약화된 욕구와 수치심의 복합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어떤 욕구나 갈망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습관적인 행동을 지속하더라도 반드시 마음 자체가 괴로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안과 욕구의 감각은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지만, 고통을 있는 그대로 볼 때 괴로움은 선택임을 알게 된다.
내가 경험하는 욕구와 갈망이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제한할 때 괴로운 것이지, 내가 만약 욕구위 감각과 정서, 그리고 생각을 근본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욕구하는 나와의 동일시에서 깨어나 내 존재의 온전함과 다시 연결될 수 있게 된다.
바쁜 삶이 와중에서 성공에 대한 욕구를 근본적으로 수용하는 훈련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을 충분한 시간 동안 중지하고, 나의 정체성이 욕구하는 나의 느낌과 생각으로 얼마나 축소되었는지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불안한 생각을 일시적으로 멈추면 미해결 욕구 때문에 나를 비난하던 것 또한 내려놓을 수 있고, 욕구가 그 자체로 존재하도록 친절하게 허용하며, 내 욕구에 집착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또렷하고 자비롭게 존재할 때 비로소 욕구에 묶여 습관적으로 반응하던 패턴이 원상태로 회복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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