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골에서 중학교 3학년 말에 부산에 있는 동래고등학교에 입학시험을 보러 난생 처음 부산엘 갔다. 입학시험을 치르고 3일인지 몇 일 발표때까지 하숙집에서 기다렸다가 발표 바로 전날 내려온 사촌 누나와 함께 발표 30분 전에 교문 앞에 가서 기다렸다.
드디어 합격자 명단이 교문 안쪽 게시판에 게시되고 사람들이 우~하고 몰려가는데 나는 그렇게 가지 못하고 한 30분을 머뭇거리고 있었다. 교감선생님께서 보나마나 떨어진다고 원서 못써주겠다는 것을 3일 동안 사정을 해서 받았던 기억 때문에 겁이 났다.
시험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함께 왔던 형이 그냥 시골로 가버린 것이 더 주눅들게 했다. 누나도 억지로 등을 떠밀지 않고 그냥 기다려 주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한 생각이 이것이다. '그래 나를 믿자.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누가 나를 믿어줄 것인가!'
그래서 주저주저하는 발걸음으로 게시판에 다가가 번호를 쭈욱 훑터 내려가다 딱 멈춘 곳, 바로 내 번호가 거기에 빛을 반짝거리고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교문 밖에 누나에게 달려가며 외쳤다. "누나, 내 번호가 있어!!!"
그런 순간적인 긍정적 경험 하나가 나의 일생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믿음을 가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교(自信敎)를 만들게 되었다. 그 시절 사회적 표어였던 "하면 된다!"와 맛물려 거의 교주의 화신인양 믿고 살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 뭐 1등을 못해도, 낙제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는 사실이 지난 세월을 후회로 남지 않게 만들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 나 자신을 믿는 것은 큰 힘의 원천이 된다.
힘이 생기면 용기가 따라오고, 다시 확고한 자신감과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여러 어려운 일들을 쉽게 해결하게 되면서 점점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고, 세상에 대해 더 많이 개방적으로 접근하고 바라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자신감을 높일 사람도, 깍을 사람도 결국 나 자신뿐이다. 살아가면서 실패도 오고 그로 인한 좌절도 맞게 되지만, 끝없는 실망감에 지치고 위축된 나 자신을 다시 바로 세울 사람도 나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인생살이에서는 자신감이 정말 꼭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미래의 삶의 모습과 질이 달라진다. 이렇게 자신감은 나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열쇠이며, 지금 현재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큰 일을 성취하는 엄청난 힘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믿어주기를 바라고 기다리지 말고 먼저 나부터 나 자신을 믿어보자. 내가 나를 믿어야 다른 사람도 나를 믿어줄 수 있다. 자신감이야말로 나를 무한한 능력맨으로 만드는 최고의 비결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