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매년 음력 정월에 갖는 형제들 모임이 부산에서 있었다. 오랫만에 형제와 조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흥겨운 가족모임을 하는 시간은 즐겁고 뿌듯하지만,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의 자리가 못내 허전하다. 내가 부모님 산소에 들리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자신의 감정, 기분, 운명을 이해할 때 이성적 요소보다 감정적 요소가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잘 갖추어진 휴식공간, 복지제도, 인센티브 등 각종 편의시설과 복지혜택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불평은 제도나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크고 작은 불만을 마땅히 발산할 곳이 없어서 문제가 생겨도 혼자 끙끙 앓을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마음이 우울해지고 근무에 대한 열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상의 삶에서 생겨날 수 있는 사소하고 간단한 불평 불만들을 쉽게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만 제공해주더라도 마음이 편해진 직장인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생산량도 크게 향상된다는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엘튼 메이오 교수의 오래된 연구가 있다.
인센티브 제도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직장인들이 동료들보다 월등히 잘해서 혼자 눈에 띄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너무 적은 양을 생산에 팀의 전체 생산량에 나쁜 영향을 주고 싶어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적절히 열심히 하는 척만 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하는 여러 정책 사업들에서도 흔히 나타나듯이 처음 시작할 때는 좋은 조건으로 하지만 해마다 물가지수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제도 자체가 임의대로 변경되기 일쑤인 경우들도 많아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된다.
요즘의 인문학이나 경제학에서도 자주 언급되지만 인간은 사회적 감정적 동물이기 때문에 모든 제도의 성공은 제도 그 자체보다 그런 제도를 실행하고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나 제도라도 인간의 비이성적 특징을 모두 배제해버리면 인간의 본래의 이성적 속성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인간관계가 가지는 역할은 사상이나 행동이 논리적 요인보다 감성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산주의처럼 지나치게 이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인간은 기계화되고 개인은 부속화되어 인생의 가치와 의미가 사라진다. 이성적 요소뿐만 아니라 비이성적 요소도 함께 아우르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인성 관리가 된다는 말이다.
족보상 아무리 항렬이 높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아도 집안에서 마음으로 존경심이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정기적으로 만나고 수시로 문자도 나누면서 선후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야 멋진 사회인들로 나올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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