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 나온 물건이나 생활용품을 사라는 광고의 집중 공격 대상이다. 살아가면서 이런 광고의 영향을 피하기는 사실 무척 어렵다. 각자 원하는 물건들이 세상에 너무나 많고, 현대 문화 전체가 어떻게 보면 일종의 물건을 얻는 일에만 바탕을 두고 있는 듯하다.
행복을 위한 어떤 욕망들은 긍정적이며,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다. 평화를 위한 욕망, 세상을 더 조화롭고 인간애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려는 욕망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쓸모가 있는 욕망이라 하더라도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이성을 잃을 수가 있다.
일단 이성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어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백화점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멋지게 진열되어 손님들의 선택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물건들은 볼 때마다 소비자들의 욕망을 싹트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주머니를 열게 된다.
나의 일상의 삶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 즉 음식과 옷, 그리고 집을 원하는 것은 그런 것들과는 다른 차원의 욕망이며, 훨씬 더 합당한 욕망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처해있거나 살아가는 사회나 상황에 따라 욕망의 정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차를 갖고 싶어하는 건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도시인이라도 나처럼 차가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차를 사려고 한다면, 차를 사는 순간 그것이 문제를 만들게 된다.
이웃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비싼 차를 살수록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웃보다 비싼 차를 사서 타지도 않으면서 세워만 둔다면 그들에게 질투심만 느끼게 만드는 선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만족만으로는 그 욕망이나 행동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를 판단할 수 없다. 살인자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엔 만족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자기 만족이 살인이라는 행동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못한다.
모든 부도덕한 행동들, 이를 테면 거짓말, 도둑질, 성범죄, 아동 학대 같은 것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그 순간에는 만족을 느낀다. 어떤 욕망이나 행동이 긍정적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것이 그 순간에 나에게 만족을 주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더 비싼 것을 갖고 싶어하거나 더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을 원할 경우, 그것이 단지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마침내 내가 가질 수 없는 현실적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런 한계 앞에서 모든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지고 만다.
어떤 욕망만을 따라간다면 그에 따른 위험을 피할 길이 없다. 지나친 욕망은 결국 탐욕으로 발전하고, 탐욕은 결국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주고, 많은 혼란과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욕망하는 바를 가진다고 해서 탐욕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만족을 얻기 위해 탐욕을 갖지만, 뜻밖에도 바라는 것을 얻은 뒤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탐욕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이라는 사실이다. 어떤 일에 큰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소유하는가와는 별개의 문제다. 어떤 경우에도 변함없이 만족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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