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친구들의 우리 집 방문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세월도 바뀌고 친구들 대신에 가족들의 방문이 많아졌다. 언제나 반갑고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멋진 얼굴들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 보면 든든하고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
요즘은 아무리 가족들이라도 예고 없이 불쑥 방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부모들이 아이들 집을 방문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시어머니니까 아들집에, 친정 어머니니까 딸네집에는 괜찮을 꺼라는 생각은 정말 배려심 부족한 용서받지 못할 무례다.
잠깐 들렀다 갈 생각이었다고 하더라도 배려심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고 함께 있는 것이 즐겁고 더 많은 시간 함께 있고 싶어 한다고 해도 이렇게 놀라게 하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요즘은 바쁜 사회라서 누구에게나 지켜야 할 여러 일정이 있게 마련이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 주부들이라 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해서 언제나 그 날 할 일 정도는 생각해두는 법이다.
물론 방문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모든 일정을 기꺼이 포기할 수도 있고, 심지어 오랜 시간 일정을 미룰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에 왜 화가 안 나겠는가? 전화는 언제든 할 수 있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일단 성장하고 결혼해서 살림을 나가면 그냥 그 여자의 남편이거나 그 남자의 아내인 가까운 이웃 사촌일 뿐이다. 아무리 집주인이 나와 함게 있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이 들더라도 무작정 방문을 실례를 한 것이 맞다.
아무리 소중한 자식이라 해도 그 순간 부모를 보는 것보다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을지 모르고, 문제는 갑작스런 방문이 가져오는 당황스러운 짜증과 불신받고 있다거나 감시당하고 있다는 불안한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대한 실수는 아니지만, 사랑할수록 상대를 배려하라는 규범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고, 그렇지 않을 수도 충분히 있는 일이다. 번번이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심지어 부모라 해도 그저 불쑥 찾아오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이런 깜짝 방문을 피할 수 없다면 하다못해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건네서 내가 환영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혼자 넘겨짚어선 안 된다. 사람들은 항상 일상의 일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고 싶어 한다.
계획도 세우고 식사도 준비해야 하며 일정도 조절하고 정해진 약속은 지키든지 취소하든지 해야 한다. 집주인이 자신의 방문을 다른 일까지 미루면서 좋아해줄 것이란 상상은 사려깊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용서받을 수 없는 자만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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