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서로 얼굴을 붉히며 갈등하고 싸우고 증오하는 등의 모든 고통과 분란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내 것'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주인으로서의 소유욕 때문이다. '내 것'에는 무엇이든 주인의식에 자부심이 따르게 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자부심 때문에 '내 것'은 무엇이건 모두 방어하고 관리해야 할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소유하려는 마음을 놓아버리면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회의나 토론에서 '나의 의견'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식으로 '내' 대신 '하나'라고 하자.
일상의 생활 중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것이 내가 낸 의견이 여러 사람들의 의견 중에 하나가 아니라 '내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다.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 생각하면 자부심에 찬 분노로 상처받을 일이 없어진다.
세상 사람마다 다 자신의 인생 경험과 지혜의 정도에 따른 의견들을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 그런 의견들은 참여하는 사람의 면면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변덕이 죽 끓듯 유행과 여론의 선전활동에 항상 휘둘리는 것이다.
'오늘은 이런 의견'인데 '내일은 저런 의견'이 대부분이다. 조변석개란 말도 아침에 내놓은 의견이 저녁에 구식이 된다. 스치는 생각마다 모두 '내 것'이라 여기고 입 밖에 내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만 사람이 만사에 각자의 의견이 있는 법이지만, 그런다고 별다르게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런 의견들이 질적으로 과연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를 잘 살펴보면 , 의견에 더 이상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지내온 내 삶을 되돌아봐도 내가 저지른 실수들은 모두 어떤 의견에 근거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생각이나 발상, 믿음은 모두 의견의 형제들이라 각각 새로운 맥락으로 놓고 보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다.
개별적으로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생각으로 보는 것이다. 어떤 생각들은 내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좋아하지만, 오늘 그런 생각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생각을 위해 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떤 개념이 내게 도움이 되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한, 나는 그런 개념을 좋아하게 되고, 그런 감정 때문에 내게 어떤 가치를 가지게 된다. 내 생각에 자부심을 느끼는 대신에 그런 생각이나 개념을 사랑하면 어떨까?
그 생각이나 개념을 사랑하는 이유가 단지 그것이 아름답거나 영감을 주거나 유용하기 때문이라면 내 생각이 '옳다'는 자부심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그런 식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면 더 이상 따지려 들지 않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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