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우리 살아가는 이 세상은 원래가 변화하고 있으며, 본래가 스스로 구원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만약 지금까지 스쳐가신 수많은 위인들이 모두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부처님이나 불교라는 종교도 기도와 기복의 대상일 뿐이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나신 이유는 이 세상이 원래 구원되어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함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도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연에는 기존의 인식과 관념을 뒤집는 역설의 메시지가 있으며, 그래서 항상 진한 울림으로 다가오게 된다. 우리는 원래가 원만하게 존재하고 있으므로 겉모습만으로 불쌍하게 여기거나 연민의 마음을 가진다면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존재에 대한 자기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펄펄 끓는 용암도 차디찬 물속으로 흘러들면 뜨거운 열기와 김이 주위를 진동시키고 감탄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자연이 보여주는 순간적이거나 지속적인 역설의 변화들은 언뜻 보기에는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어떤 우리 삶의 진리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통념을 뒤집는 모순의 순간을 통해 우리 인식에 충격을 준다.
그런 충격 속에서 심오한 깨달음이나 상식을 초월한 진리를 나타내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예전부터 위인들이 자주 사용한 문학적 표현들이기도 하다. 특히 큰 스님들의 훌륭하신 법어들에서 통념과 상식을 뒤집는 역설의 표현들을 통해 바른 삶의 길을 보게 된다.
우리의 현재 삶은 여전히 기복과 잘못된 진리를 벗겨내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지만, 그 속에서 대중들이 받는 신분적 불평등은 물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또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상대는 존경하고 받들어 모셔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우리들의 상황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 과거 양반 사회에서 자행되던 낡은 관념의 탈피를 주장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자신이 하는 것은 모두가 선하고 낭만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자유 민주주의 시장 경제는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불교나 기독교 등 종교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폭발적 성장을 보인 이유 또한 여기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종교들은 종교 발현 이전의 낡은 관념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내가 하면 낭만이고, 상대가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이유의 바탕에 바로 우리 사회의 바뀌어야 할 잘못된 양반 사회의 인식이 깔려있다. 종교인들은 제사장의 역할에 빠져 있고, 종교는 신본 사상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기복의 타성에 젖어 있다.
정말 위인들이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와 이 모습들을 보신다면 뭐라 하실까? 각종의 사회적 폐해와 병리 현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정치와 종교, 그리고 우리 사회가 반드시 복용해야 할 약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인 법의 정신과 상호 신뢰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