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기는 움직임과 이동성의 능력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자율성에 대한 내면적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욕구는 아이로 하여금 어머니의 곁을 떠나게 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성장하면서 유아는 스스로 움직이는 능력, 즉 처음에는 기다가 나중에 걸어 다니는 능력을 발달시켜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상의 유혹에 빠진 아이는 세상과 사랑에 빠지지만, 어머니와 세상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다.
이제 드디어 독립성과 개별성을 획득하기 위해 어머니의 세계에서 이탈하려는 거사를 단행하고, 아담과 이브처럼 결국 이 세상에 혼자 남게 되면서 개인 역사상 두 번째 낙원이 사라지고, 스스로 자립하기 위한 두뇌의 인지능력이 계발되기 시작한다.
이제 어머니의 도움이나 협조가 필요하지 않게 되고, 어머니에게 극심한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 일이 발생한다. 어머니는 자신이 대신했던 일을 이제 유아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요구한다. 스스로 음식을 먹고, 초보적인 자기 관리를 하게 된다.
나중에 변을 가리게 되면서 이제 아이 스스로 바라던 자율성을 향한 욕구가 열매를 맺게 된다. 이렇게 자율성이 증가하면서 어머니의 필요성은 더욱 감소되고, 그것은 어머니와의 접촉 빈도도 줄어들게 만든다.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은 더 이상 필수적인 조건이 아니며, 이제 어머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의 목록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더 이상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로 보이지 않게 되고, 오히려 우리를 괴롭히는 악마와 같은 인물로 재등장하게 된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우리 자신의 '개인적 낙원'은 평생 지속되는 삶의 유형지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두 살이 된 이후 모든 것이 끝났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남자의 존재 가치를 평가할 때 세상은 사내다움과 열정, 그리고 용기와 결단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우리는 정(情)이라는 말을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신했고, 사랑이라는 말은 노골적인 성행위, 즉 에로스적 소유적 성행위를 지칭했다. '부부간의 정'이란 말로 저속한 어감인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신해오기도 한다.
성을 부끄러운 일로, 또는 은밀한 일로 알아야만 첫사랑이었던 어머니를 포기해야만 했던 고통을 극복할 수 있다는 칼 융의 말이 그런 의미일 것이다.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수치심과 죄의식을 보상하기 위한 여러 수단들이다.
우리는 사고와 본능 간의 갈등에서 파생되는 불안을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으므로, 이러한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무수한 환상을 창조한다. 우리는 거짓말하기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그 거짓말을 진실이라 믿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이런 일이 우리에게 도움을 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심리적으로 위태롭고 위압적인 세계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자신의 자아의 편에 서서 외부 세상과 협상하는 의식의 일부로 남용했을 뿐이다.
'복면가왕"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처럼 어떤 사회적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기 위해 보여줄 인격의 필요성 때문에 쓸 수 밖에 없었던 가면의 하나라는 말이다. 어쨌든 고민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지만, 살아보지 않은 인생은 고민할 가치도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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