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랫만에 서초구외과의사회원들이 만났다. 오랫만이 만남이라 모두들 반갑고 즐겁고 소탈하게 보냈다. 젊은 선생님들이 어려운 삶의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 내면의 자유를 만끽하고 매일 매시간을 충만하게 즐기고 있었다.
삶은 한 번씩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듯하게 살아가는 것도 정말 괜찮은 방법이다. 그런 날들을 허락하면 삶의 여정을 유쾌한 여행으로 만들 수도 있다. 피곤에 절어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버거운 계획을 따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것은 정말 아니다.
매일을 충만하게 채워야 한다는 강박적이거나 강제적인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삶의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내면의 자유로움이 중요하다. 사회가 외적으로 보이는 업적 위주로 치닫다 보니까 삶을 향유하는 법을 배울 수 없게 되었다.
삶을 누리거나 향유하는 것은 바쁘고 복잡한 삶을 바라보는 시간적 여유를 회복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할 때는 적은 것이 많은 것이 되는 이치를 깨달아 되도록이면 더 작은 단계로 나누어 하고,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다.
일분일초의 시간적 여유가 중요하다면, 반대로 그 일분일초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는 것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고, 오늘 안에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적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너무 힘들어 하여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재촉하고 엑셀을 밟으며 자랑스럽게 달려가고 싶어 한다.
빠른 속도에 순응하는 삶이 양적으로 많은 것을 이루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마라톤대회에서 1등으로 완주할지언정 삶에서 가장 본질적인 가치, 삶을 누리며 유쾌하게 엔돌핀 나오는 삶을 사는 것은 그르치게 된다.
그런 유쾌한 삶을 누리는 것은 상황이나 우연에 달려 있지 않다. 실적이나 불안한 생각이 끼어들거나 자꾸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릴 때는 다시 삶의 본질인 유쾌함으로 돌아와 그것을 인식하고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즐거운 것에 편안하게 집중하는 것이다.
삶은 나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듯, 삶을 누리는 것도 똑같은 과정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그 속에도 기분 좋은 일이 있고, 아름답고 유쾌한 부분이 숨어있게 마련이다. 그런 기분좋은 일들을 찾을 계획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우연히 주어지는 것들에도 마음을 열 수 있게 되고, 그런 일에 익숙해질수록 삶을 누리는 데 더욱 고수가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여주는 누리는 삶이 아니라 나의 주관과 취향이 반영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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