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즐겁고 좋은 것은 주위에 알리고 자랑하지만, 고통스럽고 힘든 것은 스스로 회피하거나 숨기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마음이다. 삶의 경험을 조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인생살이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이익과 승리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손해와 패배는 나에게로 보내는 것이 성공적인 삶의 자세다. 승리한 나 자신이 우선이라는 자아감이 바로 주위에 오만하고 자만하는 태도로 비춰지고 나아가 모든 삶의 고통의 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살이에서 승리나 패배와 같은 단어가 나 자신을 방어하고 마음의 벽을 둘러치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말이다. 승리감이란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자신의 마음을 철저하게 방어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스스로 여기는 것일 뿐이다.
나의 여리고 상처 입은 가슴을 감싸고 있는 갑옷은 더 견고해지고, 내가 사는 세상은 더 좁고 작아진다. 일주일 내내 어떤 것도 나를 겁주지 못할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용기는 점점 약해지고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온 데 간 데가 없다.
이것이 정말 삶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모습일까? 반면에 패배했다는 느낌은 무언가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그 무엇도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는 철저히 보호받던 내 마음의 여린 곳을 어떤 것이 건드리고 상처를 준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번도 그곳을 건드리거나 상처를 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부분이기에 나는 두꺼운 벽이나 자물쇠, 갑옷이나 총으로 단단히 무장해서 다시는 그 부분을 느껴보지 않으려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기세다. 발과 손을 보호하기 위해 양말과 장갑을 겹겹이 껴신거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옷을 수 십 벌 껴입기도 하고, 얼굴을 보지 못하게 마스크를 겹겹이 써보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살아가면서 패배나 승리 같은 말은 내 안에 아주 쉽게 가둬버린다. 내 안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커다란 혼란에 휩싸이고, 이런 혼란은 내가 점점더 넓은 세상을 대면하여 승패의 논리에 굴복할 때마다 더욱 커진다.
승패의 논리란 쉽게 말해 만약 네가 나를 건드리면 나는 패배할 것이고, 이 때 내가 나 자신을 잘 방어해서 나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면 나는 승리한 것이란 사고방식이다. 내 안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더 이상의 혼란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산산이 다 부서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라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 어쩌면 내가 완전한 패배라고 가장 두려워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버려 두는 것이야말로 퀴퀴한 지하실같은 내 마음에 신선한 새 공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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