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온 사람은 없다. 그냥 어쩌다 부모님의 초대로 오게 되었을 뿐이다. 부모님 또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키우고 살아갈지 계획을 세워두고 초대하고, 계획대로 하나씩 제대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태어나고, 아무 것도 모른 채 성장하며, 때로는 심각한 병을 앓거나 요절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수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이 배불리 먹고 한가할 때 인생을 생각한다.
태어남의 반대편인 죽음 또한 비슷하게 수동적인 것이다. 죽음을 향해 주도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오로지 자살할 때 뿐이지만, 이 주도권마저도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결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이런 수동적이고 정의하기 힘든 인생이지만, 여전히 살아가면서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서 주로를 한바탕 신나게 달린 후에 왜 살아가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삶이 내 멋대로 즐기기 위해 있는 것일까? 아니면 힘든 스트레스와 어려운 고통을 참기 위해서 있는 것일까? 나 자신에게 이런 간단한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머릿 속이 개운해지고 눈앞이 밝아지고, 눈앞의 희뿌연 안개가 조금은 걷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가고 싶지 않는 길이라도 가야만 한다면 안 가겠다고 울어봐야 소용이 없다. 오히려 그런 경우에는 웃으며 가는 것이 나 자신에게 더 좋은 일이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인생은 하나의 길없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웃으며 간다는 말은 죽음마저도 피할 수 없으니 한탄하지고 억울해할 필요도 없다. 그냥 때가 되면 유치원 가고, 학교에 가고, 군대 가고, 사회에 나오듯이 피하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들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호기심을 가지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옛말처럼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위험이 훨씬 줄어들기도 한다. 생사처럼 피할 수 없는 것에 도전했다가는 재앙만 입게 될 뿐이다. 이렇게 보면 웃으며 매일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머리로는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마음으로는 감정적 대응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수용하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세상만사를 회피하지 않고 편안하게 친구 대하듯 웃으며 받아들이는 수양과 훈련이 조금 필요할 뿐이다.
내 삶의 현재까지의 발전은 외부 세상의 도전에 대한 나 자신의 응전의 결과이다. 변화의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과 비용은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이를 통해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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