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은 그 자체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춥거나 덥거나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맑고 평온한 날씨가 아닐 때 내 마음 속에 내재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변화를 저항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약 오늘처럼 여름 비가 오는 자연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저항하거나 회피한다면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잃게 된다. 사람들은 터널의 끝이 언제나 보이게 될지에만 관심을 가질 뿐, 터널 그 자체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내가 삶에서 느끼는 두려움이나 걱정이 끝나기만 마냥 기다리고 있다면, 한밤의 어둠에 항복할 때 펼쳐질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깨어있음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삶과 상실과 죽음의 흐름 속으로 나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자유를 만나게 된다.
두려움에 대면하는 것은 내가 집착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평생의 훈련이며, 어떻게 이 세상과 하직하고 떠날 것인가에 대한 훈련이다. 내 일을 잘할 것인지의 근심, 특정인에 대한 경계, 가족에 대한 걱정, 실망시키는 것에 대한 염려를 대면하는 훈련이다.
살아가면서 계속 잃어가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마주하는 능력은 훈련을 통해 증가시킬 수 있다. 때가 되면 알게 된다. 내가 그런 두려움이나 근심, 그리고 걱정과 염려를 너무나 잘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삶 자체를 잃는 가장 큰 두려움까지고 성공적으로 잘 다룰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단지 진정으로 그것을 마주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기꺼이 그런 삶의 현실을 마주하고 대면하는 것은 나를 회피적이고 소모적인 불안으로부터 깨어나 자유롭게 만든다.
그 때 느끼는 감정이 깨어있음의 축복이다. 마음 속에 저항할 것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더 깊고 미묘한 저항의 느낌이나 찌꺼기들을 내려놓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는 단지 삶의 현실에 대한 깨어있고 열린 의식만 남게 된다.
이런 생명 유지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과 죽음 자체까지도 있는 그대로 다 담을 수 있는 내면의 공간을 가지게 된다. 말 그대로 나 자신을 위한 멋진 귀의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삶이 있으면 삶을 담고, 죽음이 오면 죽음을 담고, 살아있는 동안 항상 삶 그 자체를 부드럽게 가슴에 감싸 안고 계속 그렇게 살아가기를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두려움에 대한 근본적인 느낌과 수용은 모든 자유의 원천이며, 진정한 삶의 귀의처이다.
도망치고 싶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나는 그 고통과 함께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그런 삶을 향한 타는 듯한 갈증의 힘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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