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가 친구를 사귀고,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는 것이다. 친구라면 당연히 좋아하는 음식부터 가장 부끄러운 비밀까지 다 알고 있지만, 친구 사이에는 진실한 우정 외에 무언가를 서로에게 바라지 않는 담백함이 흐른다.
우정이 잘 유지되고 있을 때, 친구가 서로의 성장과 행복에 미치는 특별한 영향력을 깨닫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우정은 애정과 달리 원하면 원할수록 서로 윈-윈하면서 더 많이 얻을 수 있고, 얻은 후에 비로소 더 커지고 발전하게 된다.
친구는 나의 행동 특성에 대해 나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지능이 어느 정도 인지 판단도 더 잘한다. 나의 내면을 명확하게 볼 수 있고, 이런 판단이 자긍심을 강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에는 어떤 인연이 있다. 그래서 처음 만나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뭐든 숨김 없이 이야기하고, 안 만나면 보고 싶고 만나면 마음이 척척 맞아 헤어지기 싫어진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들이다.
"살면서 자신을 알아주는 지기(知己)를 한 명만 사귀어도 족하다"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여러 명의 지기들이 있어서 그만큼 내 삶이 메마르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내 주위의 지기들을 보면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
모든 연령층에서 7년마다 평균적으로 가장 친한 친구 중 절반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언제든 적어도 친구 하나는 있을 텐데, 연인관계는 그보다 오래가지 못하기 쉽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친구 없이는 살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바탕 치열한 싸움이다. 그 싸움에서 친구가 없다면 고독하게 홀로 싸우다 패배할 것이고, 친구가 있다면 다수의 힘으로 승리할 것이다. 친구는 의(義)로 하나가 된다. 유비와 관우와 장비가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대표적이다.
유교의 도덕사상을 담은 삼강오륜에 "친구의 도리는 믿음에 있다"고 포함시켰듯이, 요즘도 친구 사이에 의리를 중요시하고, 친구를 위해서 내 몸도 바칠 수 있는 것을 최고의 의리로 믿고 여기는 정서가 유지되고 있다.
친구가 한 명 더 있으면 일 년에 고독감을 느끼는 날이 이틀 줄어든다는 말도 있다. 배우자도 친구만큼 달래주지는 못하고 형제자매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가족들간에는 안전함은 느끼나 의무감이 의식되지만, 친구는 내가 원한 바이지만 규제도 없기 때문이다.
건강과 우정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유방암을 앓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까운 친구가 없는 여성들은 친구가 최소한 10명 있는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는 사망률과 관계가 없었다.
사회적 지원의 결핍이 모든 사망 원인을 부추긴다는 의미다. 튼튼한 지원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은 없는 사람보다 특정 시기에 살아있을 확률이 50% 높다. 그러니 이제 친구가 귀찮은 부탁을 하더라도 미래에 받을 대가를 생각해서 선뜻 응하자.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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