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깨어있다는 말은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피하지 않고 직접 뒤죽박죽 엉망진창인 나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될 때, 비로소 꽉 움켜쥐고 있던 단단한 에고의 끈을 놓게 되면서 고통 안에도 비어있는 커다란 공간, 즉 열린 마음을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괴로움을 밀어내고 즐거움에 집착하는 오래된 습관으로 내 마음을 방어하고 있다. 그런 고통을 마음 속에서 밀어내는 대신 내 안으로 받아들인다면 내 삶에서 일어나는 원하지 않는 것에도 마음을 열 수 있게 된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원하지 않는 일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빈 틈 없이 단단한 에고의 공간에 신선한 공기가 스며들 수 있게 되고, 비로소 꽉 움켜쥐고 있던 마음을 활짝 열고 좋은 것들도 모두 내려 놓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
에고로 하여금 고통의 논리를 꽉 쥐고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모두 방출하여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에고의 논리를 완전히 뒤집어 추한 모습과 고결한 모습도 초월하는 것이다. 괴로움과 기쁨도 넘어서게 된다.
마음의 공간을 활짝 열어 여태껏 나를 둘러싸고 웅크리고 있던 껍데기 속으로 새로운 공기가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든 내쉬든 상관없이 잠자고 있던 내 마음을 여는 과정이자 보리심을 깨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활짝 열어젖힌 마음 속에 머물러 있는다. 순간적 고요함과 마음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아주 단순하게 일어난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어둡고 무겁고 뜨거운 것을 들이마신다고 생각한다. 내쉬는 것은 반대로 밝고 가볍고 시원한 것을 내보낸다.
숨과 함께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고통의 원인인 에고의 과도한 집착이다. 화가 나거나 가난에 쪼들리거나 질투심을 느낄 때 그에 대한 집착이 검고 뜨겁고 단단하고 무겁게 느껴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실재로 독이 지닌 질감이고, 신경증과 집착의 고유한 질감이 이런 것이다. 또한 나 자신에 사로잡혀 있다가도 대조되는 어떤 것 또는 틈이 생긴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 틈은 꽤 널찍하여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활짝 열린 마음을 경험한 것이다.
이런 열린 마음은 대개 가볍고 환하고 신선하고 깨끗하며 시원한 느낌이다. 이처럼 자기 느낌의 질감을 조정할 수 있다. 온몸의 모공으로 검고 무겁고 뜨거운 것을 숨과 함께 들이마신 다음, 역시 모공으로 밝고 가볍고 시원한 것을 날숨과 함께 밖으로 내보낸다.
호흡이 자연스러운 리듬을 탈 때까지 자기 경험의 질감을 조정해 나간다. 호흡을 매개로 검고 무겁고 뜨거운 것이 내 안으로 들어온 다음에 밝고 가볍고 시원한 것이 되어 밖으로 나가게 된다. 특정인이나 도움을 주고 싶은 동물들의 고통도 함께 받아들인다.
이렇게 받아들인 고통을 숨을 내쉴 때 열린 마음이나 친절, 또는 든든한 식사 한 끼나 커피 한 잔을 그 사람이나 대상을 향해 내보낸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솔직하고 진심을 느끼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누구라도 괜찮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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