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사람들이나 외부 환경과 쉴 새 없이 부대끼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때는 화가 나거나 원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감정은 나 자신을 향할 수도 있고 나를 싸고 있는 외부의 어떤 것일 수도 있지만,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똑같다.
그런 상처와 부끄러움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런 감정으로부터 도망가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히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길이 만들어진다. 원망하는 마음이 만드는 이야기들에서 빠져나와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분노와 원망의 감정은 일차적으로 더 깊은 상처와 부끄러움의 고통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의 작용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몸으로 직접 경험할 때, 비로소 나 자신을 자비의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다.
과거의 사건에 대한 자동 반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화내거나 배신당하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동일시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을 지혜와 친절로 마주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용서의 핵심이다.
나 자신이나 다른 누구에게 화가 났든 상관없이, 원망을 내려놓고, 밀어내려고만 해왔던 고통에 대해 마음을 열어 용서한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을 때는 용서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내가 젊어서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게 했던 심리적 학대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게 되면, 나 스스로 엄청난 괴로움에 휩싸이게 되면서 나 자신에게 자비를 느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은 나 스스로 봐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떻게 나를 더 좋은 아버지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고통이나 부끄러움을 없애기 위해 내가 나를 용서하더라도 이미 상처받은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에 대해 깊은 수치심이나 악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는 그런 몸의 느낌에 주의를 두면서 그런 자신을 용서하려고 하는 대신에 수치심에게 용서의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다. "나는 이 수치심을 용서한다."
그런 메세지를 계속 보내면 조금씩 수치심의 강도가 약해지고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면 그런 두려움에도 똑같은 메세지를 보내고 함께할 수 있게 된다. 거기 있는 그대로 어떤 감정이든 두고, 느끼고 용서의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다.
불타는 분노, 신경을 갉아먹는 불안, 잔인한 생각들과 그로 인한 낙담 등 무엇이 올라오든 각각 곧바로 용서하여 내면의 삶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자. 나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동일시된 경험을 용서하는 것이다. 감정이 풀려나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솟아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