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숨이 멎을 정도로 갑작스럽거나 놀랄 만한 일들에 대해 첫 반응이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 것이다. 고통스럽고 불쾌한 어떤 것이라도 처음에는 본능적으로 들숨과 함께 내 안으로 받아들인다.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고통과 불쾌함에 처음부터 저항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의 본래 모습과 만나며 그런 자신을 존중한다. 원치 않는 느낌이나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그것을 들숨과 함께 내 안으로 받아들인 다음 보편적 감정과 연결한다.
일상에서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고통의 느낌들에 대해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알고 있다. 원하지 않는 느낌과 감정을 호흡을 통해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경험이라는 점에서 나를 위한 수행이다.
외부의 여러 가지 상황과 그와 관련된 희로애락의 감정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세상의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과의 연대감을 높이는 것이다.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그런 감정이 모든 사람의 내면에도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질투 섞인 분노에 사로잡혀 있을 때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 그저 호흡과 함께 분노를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다면, 내 가슴에 박힌 응어리를 어루만질 수 있다면, 지구상에 지금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또 다른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언제 어디에 어떤 상황으로 있든지 상대적인 질투나 분노, 소외감과 외로움 같은 고통을 느낄 수 있듯이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사연이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바탕이 되는 감정은 모두 똑같다.
같은 의미로 내가 즐겁고 기쁘다고 느낀다면 뭔가에 고취되어 있거나 마음이 활짝 열려 있거나 안도감을 느낀다거나 긴장을 풀고 편안한 상태라면 날숨과 함께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향해 내보내는 파동 같은 것이다.
내가 느끼는 기쁨, 더 큰 차원과 연결된 느낌, 편안함은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나 자신에게 국한된 이야기를 잠시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에게서 줄발하여 모든 존재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면 내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존재와의 연대감을 일깨울 수 있게 된다. 들숨과 함께 내 안으로 받아들인 생생하고 고통스런 감정의 실재성과 연결하기 위한 텅빈 마음의 공간이 필요하다.
넓고 부드러우며 텅빈 마음이 있어야 고통 안에서도 커다란 열린 마음이 존재하면서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들을 피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뒤죽박죽 엉망진창인 내 모습과 마주해야 비로소 꽉 움켜쥐고 있던 단단한 에고의 끈을 놓을 수 있다.
괴로움을 밀어내고 즐거움에 집착하는 오랜 습관에 젖어있게 만드는 마음의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내 안으로 받아들여야 원하지 않는 것에도 마음을 열 수 있고, 빈틈 없이 단단한 에고의 공간에 신선한 공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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