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사회는 나와 다른 사람의 인간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신뢰의 공간이다. 가장 작은 사회적 신뢰 조직이 가정이고 그 정점에 부부가 있다. 부부 간의 신뢰에 문제가 생기면 세상 모든 것이 허물어지는 배신과 위선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다.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맨 처음 하는 반응은 책임을 추궁하며 몰아세우는 것이다. 선악의 스토리를 만들고 나에게 고통은 야기한 사람에게 분노의 총구를 겨냥한다. 깊은 원한에 차서 흔히 내 삶에서 완전히 제거할 충분한 증거들을 만들어낸다.
원한은 내가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반복할 때마다 상대를 향한 분노를 몸과 마음으로 다시 느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향한 원한은 내가 내 스스로에게 갖는 원한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나를 거부할 때, 그들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관점, 즉 나 자신이 충분히 선하지도 친절하지도 사랑스럽지도 않다는 관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을 향했던 분노가 곧 나 자신 쪽으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상대의 불신 행동은 내가 가진 최악의 두려움, 즉 나는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증명해주게 된다. 나 스스로 부적격하다고 느꼈던 모든 면들이 다른 사람의 거부를 통해 강화되고, 나 자신에게 뭔가 잘못이 있다는 느낌에 구속되어 사는 것이 고통스러워진다.
겉으로는 따뜻하고 배려심 있게 보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날조되고 경직되고 터무니없다고 느끼게 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상대가 나를 거부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무가치감의 부정적 흐름에 빠져 나 자신도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믿게 된다.
근본적으로 나에게 결함이 있고 나쁘기 때문에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존재라 믿게 된다. 내가 가진 선함을 잊어버리고 가슴과 단절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아무리 망상 속에 길을 잃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순수함은 더렵혀지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근본적인 선의 본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나의 내면을 밝히고 있는 빛이며, 나의 내면의 깨어있음과 사랑이다. 그러므로 내가 잘못을 저지를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 자신이나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악해서가 아니라 몰라서다.
무지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의 삶과 이어져 있고, 집착과 미움이 더 많은 소외와 괴로움을 가져온다는 진실을 모른다는 말이다. 즉 의식의 순수성과 나의 근본적인 선을 표현하는 사랑의 능력을 모른다는 의미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말은 인간의 취약성과 괴로움 뿐만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 선도 본다는 의미다. 나와 남을 근본적 수용을 통해 받아들일 때 나의 참된 본성을 덮고 있는 역할과 이야기와 행동 너머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사랑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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