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비롯한 일반 건강 검진을 끝으로 3박 4일의 올해의 휴가를 끝냈다. 내시경 검사 결과를 설명 들으며, 다시 내년 휴가 때까지 한 해가 시작되었음을 깨닫는다. 크든 작든 모든 우리의 삶은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명상할 때 호흡하듯이 내쉬고 들이쉬는 과정을 통해 쓰고 남은 것과 불필요하거나 좋지 않은 것들을 내보내고 새로 사용할 것과 필요한 것과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바깥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자비심이 싹튼다는 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고통의 싹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나 자신과 친구가 되는 데서 인생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나의 모든 생각과 욕구와 말과 행동이 바로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접점이자 과정이다.
지금 아프리카의 강이나 몽고의 사막이 오염되면 그 영향력이 전세계에 미치듯이 나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 자신과 친구가 된다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나 자신과 친구가 되는 것이야말로 지구를 정신 들게 만드는 일이다.
내가 친절하고 온화한 태도와 정직하고 투명한 시선으로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따라 나 자신을 대하게 되고, 내가 대하는 나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면 그 사람에게서 나를 볼 수 있다.
나를 대하듯이, 내가 받고 싶은 것이 있듯이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대하고, 다른 사람이나 세상도 받고 싶은 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 바로 저기 바깥과 여기 안의 경계를 점차로 무너뜨리고 불분명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내가 지금 화가 났다면, 정당한 이유로 화를 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퍼붓지만, 이 때 정말로 고통스러운 사람은 그런 상황을 초래한 바로 나 자신이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과 주변도 시끄럽고 고통스러워지겠지만, 나 자신이 느끼는 고통의 수준이 가장 큰 법이다.
내가 화라는 나쁜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완전히 사로잡히게 될수록 나 자신을 점점 더 미워하게 된다. 그래서 화를 내면 그런 나 자신에 대한 화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것 같아서다. 그런 상태가 되면 편안하고 행복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화를 냄으로써 순간적 위안이나 만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것은 마약 중독자가 자신의 평온을 위해 마약을 투약하는 것과 같은,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하게 되는 중독에의 탐닉 증상일 뿐이다. 얼마 지나면 악몽 같은 시간이 다시 찾아오고 공격성이 회복된다.
다른 사람에게 버럭 화를 내고 나면 잠시 동안 마음이 후련해질지 모르지만, 나의 분노와 증오가 정당하다는 생각이 점차 커지면서 결국 해를 입는 것은 나 자신이다. 펄펄 끓는 냄비를 집어던지면 상대는 크게 다칠 것이지만, 결국 내가 먼저 화상을 입게 된다.
오늘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멋지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