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살아간다'는 말은 '어떤 종류의 인생이나 생애, 시대 따위를 견디며 목숨을 이어 가거나 생활을 해 나간다'는 의미로, 어떤 일이나 환경에도 굽히거나 밀려나거나 죽지 않고 살아 남아 존재를 존속시키는 '살아내는 삶' 것과 일맥 상통하지만 느끼는 뉘양스가 다르다. 전자가 과정에 집중한다면 후자는 결과를 중시한다.
누구나 서울에 갈 수는 있지만, 부산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북쪽으로 가야 하고, 강릉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서쪽으로, 인천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동쪽으로, 춘천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남쪽으로 가야 한다. 모두 똑같이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이 현재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가야 할 방향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런 방향이 바로 서울 가는 길의 가장 중요한 방편이 되는 것이고, 그런 방편은 거짓이나 임기응변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나 상황에 따른 가장 올바르고 최선의 길이 된다. 그래서 미처 모르고 있으면 잘 아는 사람에게 묻거나 배워 스스로 깨치고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 인생살이 방편이다.
인생을 철학적으로 심오하게 장광설로 설명을 하는 사람도 있고,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문제를 간결하고 직선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질문하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중간 설명을 생략하고 바로 결론만 이야기하니까 이해가 잘 안되는 것 뿐이다.
묻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딱 맞아 떨어질 때도 있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처럼 들려 바로 듣고는 무슨 동문서답인가 헷갈리지만 사실 깊이 들어가 보면 절대 어긋난 대답이 아님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 자신의 조건과 처지에 대해 괴로워하는 문제가 다 다르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별 문제가 아닌 것도 나 자신에게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일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우선 취직하는 것이 더 우선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인생에 대한 고민도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회 진출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당황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고통에는 좋고 나쁨이나 수준의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고민은 옳은 것이고, 상대의 고민은 쓸 데 없는 것이 아니다. 짜증나는 세상살이가 괴로운 사람도 있고, 뭔지 모르지만 산다는 것이 슬퍼서 힘든 사람도 있다.
모두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현실에 대한 감정적 반응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내가 구경꾼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상의 삶의 현 상황의 핵심 주제가 무언가에 따라 내가 이끌고 있는 과학 연구실이 되기도 하고, 심리상담소가 되기도 하고, 철학교실이 되기도 하고, 열띤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내가 내리는 모든 선택과 결정들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내가 원하던 결론이 아니라고 결론 내리기를 주저하거나 믿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답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고민할 이유가 없다. 이미 결론은 내리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정말 몰라서 괴롭고 고민스럽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내 구미에 맞는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잘난 체하려거나 칭찬 받기 위한 마음에서 하는 고민은 제대로 분석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문을 명확하고 간략하게 주제화하지 못해 고민의 늪 속에서 헤매기만 하다 포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화나거나 질투하거나 기분 나쁜 감정들은 결론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마음에서 지워야 한다. 어떤 것이든 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고 그르거나 정당하거나 비난받아야 한다고 따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결론을 얻은 것이라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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