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유행처럼 번지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인문학이 진정으로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초적인 심리적 연구 정도로 알고 있다.
인문학은 일상의 삶에 대해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의 관점에서 내적 성찰을 통해 배우고 연구하는 기초 학문으로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다져야 할 기초가 되는 학문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분석적인 방식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세상의 이치는 다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동을 할 때도, 진료를 할 때도 똑같다. 즉 어떤 상황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려면 아무리 오래한 사람도 첫 시작을 제대로 이해해야 리듬을 타고 전체적 흐름에 빠져들 수 있게 된다.
무조건 열심히 많이 한다고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도 큰 그림으로 보면 새로운 기술을 접할 때 호흡이나 기본 자세와 같은 원칙에 대해 알아야 하며, 작은 그림으로 보면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을 통해 기술의 도입부를 제대로 거쳐야 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실천적이고 관조적이거나 명상적인 방식으로 정신을 직접 검토함으로써 마음의 본성과 심적 사건들이 나타나는 방식을 점진적으로 발견해나가는 것에 취약해지고 있다. 그 결과 올바르고 건강한 삶을 위한 실천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공동체 내에서 일어나기 마련인 사회적인 행위인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데 유효한 지식들은 모두 받아들여 수용하고, 정확하지 않다고 증명된 것은 모두 버리는 것이다. 지구가 둥글든 편평하든 행복과 고통의 근본적 기전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상 세계에 대한 생각이 경직된 교과서적 관점이 아니라 시대와 우주를 인식하는 존재에 따라 변화한다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주에 대한 현대 과학의 설명은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우주에 대한 이해에 상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물질적 혹은 비물질적 모든 차원에서 세계와 마음의 본성을 궁극적으로 해명하게 되었다는 거의 형이상학적인 주장이나 과학적 발견의 동향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정신적 삶의 원칙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과학 이론들이 점점 물리적 실재와 가까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인정하더라도 이타주의가 행복의 원천이고 증오가 불행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지구가 둥글다거나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하였다는 사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인문 근력을 키우려면 단순히 많은 책을 읽기보다 읽는 작품의 도입부를 신중히 읽어야 한다. 운동처럼 도입부를 건너뛰면 흥미를 넘어 잘못하면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초반에 제대로 배우고 올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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