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다. 원래 세상은 그런 것이라고들 하기도 하지만, 요란한 것은 세상의 본 모습이 아니다. 요란법석 뒤에는 항상 고독이 숨어 있다. 그래서 고독을 즐기게 되면 세상의 수많은 소음과 유혹에서 벗어나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화려한 겉모습을 자랑하지만, 모두들 각자의 삶이 있고, 그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나의 일에 신경을 써주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 몇 사람 외에는 없다. 그런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혼자 외톨이가 된 듯한 고독감에 빠질 수 있다.
고독은 사랑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외로움의 감정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은 고독할 일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는 그런 감정이 괴롭게 느껴진다.
누구나 고독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고독감이 찾아오려는 기미가 있으면 어떻게든 쫓아버리려 애를 쓴다. 억지로 일을 만들어 집안 대청소를 하거나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도망가려 하면 할수록 더욱더 내 주위를 맴돌며 나를 괴롭힌다.
살아가다 보면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처럼 피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 자주 더 가까이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희한하다. 도망치면 칠수록 고독 또한 더욱 바짝 다가온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기회로 삼아 극복하기도 한다.
끝이 없어 보이는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기도 하면서 점점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면서 고독이 괴롭지만은 않은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단순히 괴롭지만 않은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충실한 생활을 하게 된다.
혼자 있어도 편안할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됨으로써 자신만의 정신적 세상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제 고독이 더 이상 괴로움이 아니라 행복으로 향하는 문으로 작용하게 된다.
고독과 순수한 외로움은 다르다. 외로움은 사람을 당황스럽게 하지만, 고독은 충만하게 만든다. 그래서 장자는 고독을 혼자 하늘과 정신적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 했다. 결국 고독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나 자신과 친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때도 종종 고독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이런 고독은 고독 자체가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자신과 친해질수록 삶에 지칠 때마다 스스로 힘을 회복하는 비결을 깨우친 것이나 다름 없다.
입맛을 사로잡는 맛있는 음식에도 달고 시고 맵고 짜고 쓴 맛을 내는 향신료가 반드시 필요하듯이 우리 삶도 똑같다. 여러 가지 맛을 본 사람만이 비로소 인생을 이해할 수 있다. 고독도 인생의 여러 맛 중에 하나일 뿐이다.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있게 만드는 멋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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