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이쁘고 사랑스런 마음이 일어나듯이 결혼하는 신랑 신부는 모두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런 마음, 즉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원망하거나 고민하지 않는 마음으로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자비심이다.
이런 자비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대상을 기억에 떠올리거나 눈으로 직접 볼 때는 애써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마음을 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게까지 자비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미운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 수 있는 견해를 잘 닦으면 결과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나의 솔직한 느낌을 연결하는 작업을 통해 자비심의 범주가 점점 넓어져서 힘든 상황에서도 자비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비의 자(慈)는 적극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비(悲)는 소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것이다. 이런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잘 갈고 닦으면 선정심이 분명해져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이나 기쁨에 더 많이 접촉할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듯이 친한 사람만 즐거움을 얻도록 하는 것처럼 일반사람들이나 세상을 원망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무한한 자비심이 일어나게 된다. 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온 천지 사방의 사람들에게도 무한 자비심이 생길 수 있게 된다.
자비심은 꾸며내거나 억지로 만들어낼 수도 없다. 하지만 내가 바로 지금 어떻게 해야 자비심이 일어나는지는 알고 있다. 그렇게 했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는 동시에 활기를 잃지 않는 능력, 자신의 마음을 여는 능력이 스스로 자라기 시작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나 마음 자체에 지나치게 요란법석을 떨 필요도 없이 오히려 적어도 나 자신이 무언가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은 품을 수 있게 된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다가 완주에 대한 꿈을 접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는 마음이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을 때 어떤 느낌인지, 어떻게 세계가 열리는지 기억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에고에 묶인 작은 세계 밖에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그냥 막연히 생각할 때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일상 속에 내 마음을 건드리는 그 무엇, 나를 두렵게 하거나 긴장하고 화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수련을 해보자. 꼭 필요하고 실제적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나타나거나 만드는 생각의 본질은 결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생각이라는 것이 실체가 없는데도 아주 대단한 것인 양 만들어 버리는 것이 바로 내 마음이다. 마음 속 자비심을 깨울 수 있는가 없는가는 나 자신에 달려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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