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종종 상황의 배경에서 작용하는 다른 부분들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나를 부당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동료의 행동에는 다른 요소가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이미 다른 것에 짜증이 나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의 행동은 나와는 개인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고, 특별히 나를 겨냥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어찌 되었든 나는 그런 불편한 현실 상황과 마주해야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을 가지면 그런 상황에 대해 괜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이런 시각으로 주어진 상황을 정말 편견 없이 정직하게 문제를 바라보면 그런 일이 일어난 일에 나 자신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지만, 거기에는 일정 부분 우리 정치인들의 국가 이익보다 이기적인 사익챙기기와도 관련이 있다.
북한이 아무리 독재 국가라도 군대가 없다면 우리를 해치려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 것이고, 무기가 없다면 그렇듯 강력한 군대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무기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을 방조한 것이 누군가? 바로 우리 정치권이라는 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애국자는 자기 밖에 없으며, 북한 없어져야 할 괴뢰집단이며, 그들과 싸울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목에 핏대를 올리던 사람들이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무장을 도와준 것이고, 그들을 정치권에 보낸 사람들이 바로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들이므로 우리 모두에게 책임의 일부가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과 외부의 원인으로 돌리는 습관이 있다. 또한 하나의 원인을 찾아 나의 책임을 면제받으려 노력한다. 강력한 감정이 개입될 때마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실제 모습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정치권만 비난받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모든 문제에 유일한 단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지금까지의 성급한 생각은 저절로 사라지고 상황의 진실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도 이번 국정농단에 대해 정치권의 과거와 다른 애국적이고 헌신적인 원인 규명의 노력을 보여주길 요구해야 한다.
"국민은 일류, 경제는 이류, 공직자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는 말이 진실이 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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