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과 시각장애인에게 자신의 시력을 지키거나 되찾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돈을 지불할 생각이 있는지 조사한 연구에서 정상인이 내겠다는 평균 금액이 시각장애인이 내겠다는 액수보다 훨씬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는 나 자신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불행을 때로는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동시에 어딘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행복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생일날 아침의 행복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면서 평소 아침 행복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몸이 정상적인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장애인들의 삶이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여러 질환을 제시하고 얼마나 아플지 추측해보라는 질문을 한 연구에서도 그런 병을 앓으면서 사는 삶이란 더는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직접 그런 질병이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자살률은 건강한 사람들보다도 높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만성적인 질병이나 장애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상상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막상 이런 병이나 장애가 삶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다른 좋은 것들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하반신 마비를 떠올리면 휠체어 말고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는 이치다.
하지만 아무리 심각한 질병이나 장애가 있더라도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 좋은 책들을 읽고, 친구도 사귀고,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운동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그런 질병이나 장애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내가 진료실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그것이다.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에 밖으로 나가 걸으면 이웃들과의 인사가 있고, 지나치는 학생들의 젊고 활기찬 웃음 소리가 있고, 다양한 향기들이 있고, 피부에 와닿는 따사로운 햇살이 기분을 북돋아준다.
출퇴근하는 한강 산책로의 주위에 있는 강과 나무와 풀들이 주제가 되어 우연히 만나 잠깐이라도 동반주하게 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 그러면 일상에서 느끼는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조금 아까까지도 전혀 몰랐던 사람들과의 짧은 대화를 통해서도 그만큼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주제로도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모두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일은 정말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자연에 가까이 있고 동식물에 본능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동을 받는 것 말고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행복에 일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휴일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놀고 있는 내 손과 발이 내가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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