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1-2]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얻었지만 얻은 바가 없어서 일체가 공허하다: 텅빈 마음으로 사물에 집중하면 내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릇된 인식을 깨뜨리고 반야의 공관(空觀), 즉 '텅 빈 세상관.으로 비춰보는 부분이다. 고정된 실체가 없는 모든 대상을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그것에 집착하는 어리석고 삿된 소견을 타파하고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교설을 차례로 하나씩 부정해 나가면서 지혜의 공도리(空道理)로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모든 물질 현상은 공이며, 공이 또한 일체 현상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성(空性)은 일체에 가득 차 있어서 모든 인연들이 텅 비어 공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결국 공한 도리는 아무 얻을 바가 없는 무소득(無所得)의 경지까지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밝아오는 이른 아침, 무심한 눈으로 동쪽 하늘을 습관적으로 바라본다. 은밀한 얼굴의 아침 햇살이 빛난다. 무심한 귀를 열어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듣는다. 그 오묘한 음성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깨침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느낀다.
관념에서 벗어난 내가 눈앞의 사물에 오롯이 집중하게 된다. ‘보이는 만물은 관세음이요, 들리는 소리는 미묘한 설법이다’라는 옛 스승님들의 마음 세계도 어렴풋이 알아챌 것 같다. 일색과 바람소리에 마음을 주니 사상을 내려놓고, 사물에 집중하고 오직 내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위 자연의 얼굴에서, 강물의 소리에서 우주 심연의 소리를 듣는다. 오직 일하고, 먹고, 사랑하는 삶에만 집중하라는 강물의 음성에서 삶의 진리를 깨칠 수 있을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생각의 사슬에서 벗어나 삶의 심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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