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싸우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왜 싸우는 걸까? 보통은 뭔가를 서로 차지하려 하거나 상대의 말이나 태도에 화가 나거나 상처 입었다고 판단될 때 싸우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의 운명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멋진 생각이나 재능으로 회의에서 자신을 과시하던 동료가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깨닫게 되고, 사람들의 나의 능력을 알아 봐주고 갑자기 나를 좋아해주고, 올해 한에 더 좋은 일들이 생겨나 더 좋은 자리에서 더 행복하게 살게 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내가 아끼든 비싼 물건을 깨뜨리고 나면 곧바로 모든 일을 내 혼자 하고 다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싸우고, 그렇게 어느 순간 말이 지나치게 되고 '해보겠다 이거지'라고 생각한다. 일상 생활에서 늘 겪는 일이다.
'원칙이 그래서' 싸우고, '지금 너무 오래 함께해서' 싸우며, '머리끝까지 기어오르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싸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일들이 우리의 멋진 만남이나 인간관계에 비해 아주 대수롭지 않는 일임을 깨닫게 되면 아무렇지도 않아진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뒷담화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이 일상의 삶이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진다. 외출할 때 아내가 화장을 오래 하는 바람에 시간에 늦어도, 짜증을 낸 덕분에 잘 맞추게 되었든 아무래도 좋다.
여행을 가든지 아니면 그냥 집에 있든, 이사를 가든지 아니면 그냥 눌러 살든, 누구를 이기든지 아니면 그냥 참고 지내든 이런 건 아무래도 좋다.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악착 같이 항상 새로운 걱정을 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들과 싸운다.
싸우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 여기는 것처럼 그렇게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다. 싸움은 원하지 않는 결과를 이끌기도 한다. 회의실이나 직장 사무실, 또는 광장 같은 넓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싸움에는 절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을 수 없다.
때로는 싸움이 강한 사람의 승리고 끝나기도 하고 힘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한중간에서 만나 결론을 내기도 한다. 그런 것은 사실 싸우지 않더라도 가능한 일이지만, 평화롭게 합의하는 대신, 양측은 서로에게 중요했던 것을 싸움으로 모두 엉망으로 만든다.
싸움으로 어른의 체면도 잃게 되고, 상대의 믿음도 잃어버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돈과 시간을 날려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상 들이대는 무기는 바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이지?"다. 배신의 칼날을 내 등에 꽂으면서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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