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하고 바쁘게 변화할수록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지고 몸도 바쁘게 뛰어다니게 된다. 오랫 동안 보지 못한 친구를 길거리에서 만나도 "어떻게 지내?" "응 너무 바빠 어떻게 사는지도 몰라."라며 악수하고는 쿨하게 헤어진다.
20년 전만 해도 "응 잘 지내."라는 답이 보통이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이리저리 데려다주어야 하고, 이메일과 전화와 끝없는 업무에 치여 살며, 점점 빨라지는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모두들 안간힘을 쓰며 살아간다.
생활이 바쁜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급한 상황을 처리하든, 아이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미친들이 응원을 하는 순간이든 가끔씩 전력질주를 해야 할 순간이 있다. 항상 이렇게 끝없이 서두르기만 하다 보면 그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동물의 공격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된 뇌의 스스레스 반응 체계가 작동하여 비상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나 코티솔 등 긴장 유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면역계를 악화시키고, 기분을 처지게 만든다.
뇌의 경보 체계가 작동하면서 위험요소들을 살피게 하며 종종 과도한 반응을 유발하게 된다. 평소보다 서두르다 보면 걱정거리와 짜증낼 일이 더 빨리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생각할 시간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시간이 부족해진다.
빨리빨리가 이미 일상이 되었다 하더라도 요즘처럼 시국이 어수선할 때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변화를 키워나가는 것이 순서다. 사실 속도를 줄이는 것은 별 일 아닌 듯 보이지만 내 삶에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바른 행동이다.
일상이 삶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다. 컵을 천천히 입에 가져가고, 식사할 때 서둘러 먹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내 이야기를 시작하고, 회의 장소에 달려가지 말고 느긋하게 걸어가보자.
한 가지 일을 완전히 끝내고 다음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몇 번 천천히 깊고 길게 복식호흡을 해보자. 몇 분 늦게 도착할지언정 조금만 천천히 가면 가는 과정이 훨씬 느긋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탁닉한 스님의 말씀처럼 전화벨이 울리면 전화벨 소리가 심호흡을 하고 느리게 행동하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절의 종소리처럼 알람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의 살아가는 속도를 늦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의 닥달에 굴복하지 않게 된다.
그 사람이 잘못 세운 계획은 나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실수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좋은 점을 발견했다면 다음 일로 넘어가려고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줄어든다.
지금 하는 일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신중하게 삶의 질을 놓고 손익계산을 해보자. 인생은 나의 것이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다. 성급함과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느림과 느긋함의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바른 삶의 자세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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