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서 나만의 삶에 의미를 두면 우리 정치인들처럼 항상 '나'라는 말을 외교적 수사로 사용하고, '언제나'라는 말은 절대 쓰지 않는 규칙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도대체가 싸움이 정말로 상황이나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변화시키거나 구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너무 일상적이어서 싸움을 벌일 만한 게 절반이고, 너무 절망적이어서 싸워도 나아질 게 전혀 없거나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절반이다. 날카로운 비수 같은 말이나 소 잡는 무시무시한 큰 칼로 싸우든, 그것을 잘 통제하든 상관없다.
살아가는 일상에서 싸움 그 자체가 나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배우는 어린이들처럼 2~3초 넘어져 떨어지지 않고 자전거 위에서 앉아서 핸들에만 힘을 꽉 주고 앞을 바라보고 있는 짧은 순간 순간을 영원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두 발을 안전한 땅에서 들어올려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맞춰 일어서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순간은 중력과 길과 그리고 허약한 자신의 균형감을 극복한 승리의 시간이다. 아무리 큰 장애가 덮쳐도 그를 덮친 그 희열감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내가 삶의 회오리에 빠져 죽지 않았음을 느끼는 순간은 더욱더 그렇다. 우리가 무언가에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말이 바로 그 의미일 것이다. 정말 몰입에 빠진 모습 그대로이다.
달리기도 똑같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이다. 중독되지 않는 이유는 조만간 목표한 곳에 도착하고 억지로라도 그 상황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달리고 있는 순간만은 누구도 나를 제어하거나 방해할 수 없을 뿐이다.
친구도 똑 같다. 달리기처럼 나를 즐겁게 해주면서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면서 어떤 심각한 상황에서도 나를 웃게 만들어 줄도 수 있다. 너무 취하면 집에 데려다 주기까지 한다.
친구는 나를 있는 그대로 대하고, 또 너무 진지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용기를 북돋아주고, 조언을 해주며, 때로는 적절하게 완충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곤 하지만, 산업화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자주 만나지 못하고 '내가 다시 연락할께'. '언제 만나서 밥이나 한 번 먹자'. '생일 축하, 언제 꼭 만나자'라고 말만 한다면 일이나 애정관계 또는 일상의 삶의 문제로 내 삶의 패턴에서 멀어져 버려 우정에 균열이 갈 수도 있음을 경험으로 느끼게 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처럼 나는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내 소식을 거의 알리지 않는 편이다. 살면서 큰 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믿음은 일상 속의 무미건조함을 나눌 수 있는 사소한 대화 속에서만 생겨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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