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 정체성을 부정한 채, 마치 영혼이 없는 양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은 듯, 모든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무시하고 조롱하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우울증 환자들의 삶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유전적으로 불우한 경우도 있고, 뇌화학물질의 불균형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대부분 꼭 약물적 치료를 받아야 증상의 완화를 확실히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참된 자아를 너무 깊숙히 의식 아래로 묻어버린 탓에 인생의 영혼이 길고 어두운 밤 속으로 꺼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약을 사용하더라도 한 때 뿐이다. 내가 참된 내 자아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울증은 계속 된다.
내가 스스로 나 자신이 가진 진실을 거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평소 갈망해오던 목표의 달성이 불가능해진 상황, 즉 인생이 목표로 한 길이 아니라 곁 길로 빠질 때 바로 잡기 위해 나의 의지와 기력을 남김 없이 소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영혼은 내 삶에 생명을 주고, 그것을 널리 퍼뜨리게 하는 것이다. 즉 생물학적 적응과 영혼의 고양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다. 그런데 삶의 여정 중간에서 캄캄한 밤에 문득 길을 잃었음을 알았을 때 우울증이 오게 된다.
우울증은 가던 길을 멈추고 방향을 꺽어 다시 되돌아가라는 나의 참된 자아인 내 영혼이 전하는 호소다. 내가 흥정할 수 있는 길을 다시 찾아보라는 말이다. 만약 그런 호소를 무시하고 계속 밀어붙인다면 무기력을 넘어 더 고약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우룰증 환자들이 삶을 마감하려는 깊은 욕망에 빠져드는 것은 자신의 내면의 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와 외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잘못된 길 위에 단순이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이 자신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이 걸어다니는 죽음일 때, 문자적 죽음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아주 쉬운 선택처럼 다가온다. 이런 방식의 우울증에는 약물은 한때의 완화제에 불과하다. 정말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이중성을 이겨낸 삶을 살기로 결심해야 한다.
내 삶의 이중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참된 자아를 찾아 받아들이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들의 대부분이 자아를 잃은 사람들의 무관심 탓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자기만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탓이 아니다.
내가 자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고립시키게 되고, 사회를 두렵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무한 경쟁, 사회적 무책임, 돈으로 결정되는 적자생존의 사회 분위기를 눈감아 주거나 심지어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나와 상관없으니까!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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