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료실에서 만난 고교생 3,4명에게 어떤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모르겠다고 한다. 개인적 자유와 권리를 전제하면서도 설득을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에 참여하여 공동의 가치나 이익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게 유도하는 리더십에 대한 개념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한다.
예전 어릴 적 동네 어른들은 인격이나 능력, 앞을 내다보는 예지역이나 비전이 뛰어났으며, 전체를 위한 희생정신도 강한 듯한 모습으로 어린 눈에도 비치곤 했다. 그런 것들이 모여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적인 인품과 능력을 존경하게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평상시는 물론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동네 어른의 인간적인 인격과 능력에 자신을 의탁하고 의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어른들은 큰 무리 없이 사람들의 어려움을 잘 해결해 주었다.
우리의 전통적 지도자는 남존여비 사상과 장유유서의 윤리 및 가치의식도 적지 않게 들어 있어서 가문이 좋고 서출이 아니어야 하며 남성이고 나이가 좀 들고 약간은 카리스마적 속성도 좀 가지고 있어야 했다.
카리스마는 원래 초인적은 존재를 뜻하며 신이 준 힘이나 능력을 의미한다. 사전적으로도 예언이나 기적을 나타낼 수 있는 초능력이나 절대적인 권위. 신의 은총을 뜻하는 그리스어 Khárisma에서 유래하였다.
세상이 어렵고 민심이 혼란하면 거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각 개인은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가 무기력해진다. 이렇게 무력화된 개인은 어떤 위대하고 초인적인 인물이 등장하여 신통력을 발휘하여 영웅적인 결단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세상이 불안하고 동요하게 될 때 사람들이 곧잘 점쟁이를 찾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런 심리에서 초인적인 판단에 의해 미래의 길운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지도자들의 비범하고 초인적인 인격과 능력들이 과장되어 전파되는 이유도 그런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은 솔선수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희생정신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공로를 모두에게 돌릴 수 있어야 존경받게 된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이임사에서 모든 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듯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 병사들이 용감하다고 한다. 이스라엘 군은 전투시 제일 선두에 대대장이나 연대장이 앞장 선다고 한다. 전투체계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주는 군조직의 사기와 일체감은 절대적이다.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은연중에 신뢰감을 갖게 하고 충성심을 발휘하게 할만큼 인간미가 풍부한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급격한 변화보다도 기존의 질서에 지지를 보내면서 동지 혹은 동류의식을 고취시며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적 지도자는 전문적인 식견과 함께 종합적인 비전과 예언자 적인 속성을 함께 지녀 약간 키리스마적인 초인적 속성을 내면화하면서도, 서민성을 간직해야 한다. 정신적인 지도력을 발휘하지만 물질적인 이해에 있어서는 초연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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