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서양이나 가까운 일본과도 달리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 사회의 기본 단위이다. 가족을 중심으로 마을을 생활공간으로 삼으면서 서로 인정을 나누며 살아온 혈연적 인연을 중시하는 인간관계가 사회구성의 바탕과 뼈대를 이루고 있다.
산이 많은 지역에서 논농사를 중심으로, 또 사상적으로는 유교, 종교적으로 불교를 중심으로 생활문화가 지배를 해오면서 혈연 중심의 사회적 전통 때문에 과거의 조상과 현재의 가족, 그리고 미래의 자손을 매우 중시하는 종적인 문화가 유지 고착화되었다.
서양이나 일본은 상대적으로 혈연보다는 지연을 더 중시하는 평형적인 횡적인 사회적 전통을 바탕으로 유지 발전되어 왔다. 한 마을 속에 다양한 성씨들이 다 있지만 우리의 예전 자연부락은 거의 대부분이 동족들의 집성촌이었다.
조선 시대의 나라가 군역, 부역 등을 부여하는 기준 단위가 가가호호 할 때의 호(戶)였으며, 호란 세 사람의 장정을 일호로 간주하여 정해졌다. 또 모반 등 나라에 역적질을 할 경우에는 부계, 모계, 처계 등 삼족을 멸하는 가혹한 형벌도 개인이 아니라 가족 단위였다.
최근까지 불합리성과 폐단이 지적되어 사라진 연좌제 같은 인신제 헌법도 따져 보면 개인을 그 한 사람에 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개인을 만들고 가르쳐 온 가족에게 책임을 다함께 묻는다는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980년 제5공화국 제8차 헌법개정에서 헌법 제 13조 3항으로 국민총화를 기하려는 취지에서, 국민이 연좌제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특별히 금지 규정을 신설했지만, 아직도 학교나 군대, 직장 등에서 더러 발생하고 있다.
한 두명의 아이가 말썽을 부리면 반 전체가 벌을 받거나, 한 병사의 실수로 소대원 전체가 얼차려를 당하거나, 친족 중 반국가사범이 있으면 군 장교, 정보기관 등에 지원해도 서류심사에서 탈락하기도 하는 것이 비근한 예들이다.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반면에 친일파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데, 그들은 후손일 뿐 죄가 없지만 그들의 재산은 부모가 나라 팔아 얻은 반대급부이므로 재산몰수, 직업선택 제한, 참정권 박탈 등의 제제는 당연하다.
우리는 '나'보다 '우리'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 국민들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 민족의 가족 중심적 사고방식인 '우리들 감정'이 매우 함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서양이나 일본에서도 나의 부모, 나의 아내, 나의 자식이라 하지만, 우리는 '우리'부모나 자식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이라는 종적 가계 유지의 중심에는 혈통이 있으며, 여기서 가부장이라는 부권이 발생하고, 이것을 지탱하기 위한 삼강오륜이라는 윤리규범이 양반사회를 중심으로 만들어 민간에까지 '효 문화'로 전승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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