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마련인 삶의 뒤틀림이나 어려움의 실상은 삶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것의 부차적인 현상일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허물어 내릴 듯한 경제의 빈약한 외피에 지나지 않는 것일 때가 대부분이다.
자유, 평등, 정의, 민주, 인권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을 내면화시킬 수 있는 지배 체제적 기회도 없었고, 또한 그런 가치들을 뿜어낼 전통적 자원도 없다는 것이 우리 삶을 황폐화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겪은 지난 30여 년 간의 경제 발전기에 경제 우선주의가 삽시간에 우리의 의식과 삶을 황폐화시키고 경제의 영역에 의한 다른 영역의 침식 같은 변동의 의식화 현상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삶의 조건으로 경제의 영역을 약화시킬 수는 없다.
경제적인 입장에만 고착시킨 시각으로 모든 행위와 사람들의 관계를 인지하고 해명하거나 예측하여 나 스스로를 그 같은 인식 구조 속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삶을 턱없이 희생시키면서라도 경제적 이득을 봐야 하겠다는 가치적 경제 제일주의가 문제다.
내가 살아가고 살아야 할 삶의 영역은 당연히 경제 영역으로 환원되고 축소되어야 할 만큼 비좁고 얇은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그 역이라 보아야 옳을 것이다. 사람들이 엮어가는 삶을 계획된 경제 체제의 효율적 운용이라는 이름으로 제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입장에서 전시되고 있는 고가 상품과 도시 주변의 빈곤층 사이에 놓인 허울 좋은 자유 시장 경제의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삶의 문제는 경제적 시각을 일단 거부했을 때 제대로 눈에 들어오는 대상이 된다.
사람의 귀함이 확인되고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존중되는 그런 삶의 현장과 환경이 사회의 구성 요소가 되어야 하는 이유로 다가오게 된다. 경제 본위의 틀을 그대로 둔 채로는 새로운 삶의 문제를 던지고 새롭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없다.
삶의 모습과 태도에 이어진 관심, 무엇이 사람과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삶의 결실이나 바탕이 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사회 계층적 차원으로 분류되어 나올 수 없다. 그렇게 삶을 계층적으로 구별하면 할수록 탈사회적이고 몰도덕적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삶에 대한 깊은 관심은 도덕적인 데서 시작되는 것이며, 그런 면에서 사회적이어야지 계급이나 계층의 이익 범주에 예속되어서는 안된다. 도덕적 삶에 대한 물음은 그것이 사회적 관심에서 우러나온 것인가 아닌가 하는 데서 진정한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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