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무리지어 생활하는 수렵채취의 생활을 하며 진화를 계속해왔다. 계절의 변화와 해가 뜨고 지는 하루의 리듬에 맞춰 걷는 속도와 비슷하게 천천히 살았다. 먹을 것과 머물 곳을 찾느라 움직이는 시간은 하루 몇 시간 뿐이다.
몇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느긋하게 쉬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동물로부터 피해야 하는 등 삶은 만만치 않았겠지만, 우리 몸이 하루 상당한 시간을 휴식 또는 여가의 상태에 있도록 진화했다.
매일 먹을거리인 야생의 동식물을 찾아 먼 거리를 걷는 전통 생활방식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북부 지방에서 수렵채집 방식으로 생활하는 하드자 부족의 일상적인 에너지 소비량이 구미의 사무실 근무자들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인류 조상들의 생활방식은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오랜 통념을 뒤집는 결과이며, 현대인의 비만은 활동량이 아니라 음식 섭취량의 문제라고 추측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먹어왔다는 말이다.
옛날과 현대의 생활 방식의 차이는 다양하더라도 에너지 소비 수치가 비슷하다는 것은 신체의 에너지 소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육체적 활동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쓰면 뇌활동, 소화 등에 에너지를 덜 쓰게 돼서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다.
운동이 건강에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수렵채취인들이 현대 서구인들에 비해 매일 훨씬 많은 에너지를 신체활동에 소모하는 덕분에 고령층에서 심장병 등 만성질환에 덜 걸린다는 사실이다.
정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적 생활 방식은 만성 스트레스와 긴장의 원인이 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창의적 활동, 친구 관계, 여가 활동, 영적 생활, 아이나 친구와 보낼 시간을 빼앗아 버린다.
현대인들에게 바쁨과 일은 마치 거실을 차지해 버린 코끼리처럼 눈에 뻔히 보이면서도 어쩔지 못하는 문제가 되어버렸고, 직업적 일 외에 다른 일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인생의 황혼기에 어딘가에 편안히 앉아 지나온 삶을 돌아보자.
'젊었을 적에 일을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들까? 아니면 '조금 더 느긋하게 살며 친구를 만나거나 별을 바라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더라면!'하고 후회할까?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좋은 일이지만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거나, 일정표를 가득채우고 싶은 욕구에 대해 '아니야'라고 말하자.
이렇게 '아니야'라고 말하면 나 자신의 행복, 친구들, 나를 정말 풍요롭게 하는 활동, 차분하고 정돈된 정신, 머리 위에서 밝게 빛나는 별들에 대해 '그래'라고 말하는데 도움이 된다.
봄의 꽃 소식이 오는 길목에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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