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손자가 자동차 앞창문 와이퍼가 움직일 때는 두 손으로 좌우로 따라 율동을 하고, 뒷창문 와이퍼의 움직임에는 한 손으로 율동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몸짓으로 따라 하는 것이다.
몸이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없듯이 감정이 없는 사람도 없다. 감정은 몸과 마음이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감정이란 생각에 대한 몸이 표현하는 반응이다. 몸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공격적이거나 적대적인 생각을 하면, 몸 안에서는 분노 에너지가 장착된다. 몸이 전투 태세로 전환되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느끼고 있는 외부 위협에 대해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움츠려드는 두려움의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내 몸 안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강력한 감정 반응은 신체 내부에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신체적 육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나라고 해서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 유형을 모두 다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말로 나 자신의 감정을 지켜봄으로써 비로소 나 자신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판단하고 해석하면서 그런 생각들을 자기 자신이라고 동일시하면 할수록 감정적 에너지 소비가 많아진다.
더 많이 흥분하게 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생기고 사라지는 나 자신의 감정의 지켜보는 의식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않을수록 격정적인 통제되지 않는 감정적 행동을 하면서 그것이 자신이라고 착각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감정을 느낄 수 없고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감정이라는 것을 순수하게 신체적인 차원에서 신체적 증상이나 문제로 경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은 상대가 준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나도 모르는 강한 무의식적 감정이 우연처럼 보이는 일상의 삶의 현장과 융합하여 어떤 물리적인 신체적 현상으로 형상화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엄청난 분노를 품고 있는 움직이는 폭탄이면서도 그런 뇌관의 존재를 스스로도 잘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것을 표출해 보지도 못한 사람들은 분노를 품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뚜렷한 이유도 없이 신체적인 공격이나 언어적이고 인격적인 폭력을 당하곤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상황을 자주 목격한다. 요즘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많이 본다.
자신도 모르게 강한 분노를 발산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분노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감정을 느끼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몸 안의 에너지 흐름에 집중해보자. 몸이 말하는 바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그러면 내 감정이 말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2월 마지막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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